카라의 일상/카라의 가족

설날 아침에 금산 큰댁에 가다

카 라 2025. 2. 3. 21:58

1월 29일 설날 아침이다.

간밤에 눈이 많이 왔다
고속도로에서 14중 충돌사고에 이어 28중 사고도 났다고 한다.
 
아침 일찍 큰댁에 가려고 준비를 하는데 조카며느리가
톡을 보냈다. 길이 엄청 미끄러우니 오시느라 무리하지 말라고 한다.
 
그럼에도 남편이 이런 날 아니면 언제 형제들을 언제  보느냐고..
또 딸도 큰엄마 뵌 지가 오래되었다고 웬만하면 가자고 하여
조심스럽게 출발을 했다.
다행히 큰길은  눈이 다 치워져 있고 고속도로에 차가 많지 않았다.
명절 연휴가 길고 눈이 많이 온 탓도 있다.
 
아침 8시 반쯤 금산 큰댁에 도착하니
형님은 오리라고 생각도 못한 준수네 보자 눈물을 글썽이며
어떻게 왔냐고 반가워하신다.
 
아침상을 차리는데 20명 정말 대가족이 모여 아침을 먹었다.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달아놔야지~~오랜만에 보는 고드름

 

 

 송이 송이 눈꽃송이 하얀 꽃송이

히늘에서 내려 오는 하얀 꽃송이

나무에도 들판에도 동구밖에도

골고루 나부끼네 아름다워라. ...어릴때 불렀던 동요들이 줄줄이 떠오른다.
 

 

 

 
 완전 눈 세상이다. 아침을 먹고 본격적인 눈 축제를 즐긴다
손주들이 장갑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눈 구경만 하더니
집안 곳곳에서 장갑을 찾아  마당에서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고 신이 났다.

기침을 골골하던 이레가 감기로 못 오고...

 

 

 

남편은 3형제 중 가운데 둘 때다.

3형제들 모두 3대가 모였으니 자그마치 21명,

 

시아주버님은 10년 전에 돌아가시고 조카들은 다 커서 결혼을 하여

서울에, 창원에 살고 있고 금산 큰댁엔 90이 되신 형님 혼자 사신다.

 

서울에서 대학 교수로 있는 아들 내외가 같이 살자고 해도 

열 아홉 어린 나이에 결혼하면서 71년을 살아온 이 시골집이

좋다고 고집스레 이 집을 지키고 사신다.

 

마당에서는 손주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고 신이 났고

어른들은 거실에서 안방에서 이야기보따리가 한창이다.

고향을 찾아 부모 형제들과 회포를 풀고 정을 나누는 명절이다.

 

점심을 먹고 늦은 오후에 집에 간다고 하니 형님은 또 눈물을 훔치며

이제 언제 보느냐고 아쉬워하신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차가 가득이다.

50분이면 충분한 시간을 2시간 40분이나 걸려 집에 도착이다.

그럼에도 모두 즐거운 설이라고..

손주들은 두둑한 세뱃돈에 즐거운 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