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일상/카라의 일상

할머니 만두가 떨어졌어요...

카 라 2024. 11. 27. 08:13

사천에 사는 큰 손주 준수의 전화다.
 
"할머니 다음 주에 우리 집에 오신다면서요?"
"응 다음 주 수요일에 가려구 왜?"
"엄마가요 지금 저녁을 하며 할머니 만두가 다 떨어졌다고 해서요."
"그래서 만두 때문에 전화한거야?"
살짝 당황하며
"아니~~아니 그건 아니에요."
"아~~ 이왕에 오실 거면 만두도 해 오시면 좋겠다~~ 이거지?"
"아~예.. 바로 그거요."
"그래 알았어 만두 해갈게."
"감사합니다~"
 
청주 아들네 손주들은  할머니 만두 보다 비*고 만두를 좋아하고
사천 딸네 외손주들은 꼭 할머니 만두만 먹는다.
 
 

21일, 어제 문경에서 하루종일 놀고
22일, 금요일 오전 마을어르신 1일 힐링캠프 보조 강사로~
 

갑자기 마을에  일이 생겨 다섯 분이나 불참,
다섯분이 오셨다.
오늘의 주강사 원경샘이 시클 라멘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여름에는 잠을 자고 겨울에 피는 꽃입니다.."
모두 신기해하신다.
 
시클라멘 심기,  빨간색이 좋을까? 핑크색이 좋을까?
고민이 많은 어르신들이다. 
족욕으로 마무리~^^

 

집에 오는 길에 마트에서 장을 봐왔다

김치만두 재료는?

작년김치 큰 통으로 2통
돼지고기 다짐육~4만 5천 원어치, 당면 1.5킬로, 숙주 한 박스~
두부 큰 걸로 열 모, 부추 큰 거로 2단, 대파 중간 1단
계란 두 판, 만두피 70개짜리 8개니까 합이 560개
모두 161.520원

이 돈만큼 만두를 사 먹으면?
물가가 비싸다...

작년 김치 큰 통으로 두통을 다지고~에고 힘들어 죽는 줄
만두 전용 짤순이에 짜서 양념하기~ 당면 삶고, 재료를 다 씻어 썰고,
돼지고기 다짐육 양념하고, 속 재료 만들고 나니 남편이 퇴근하고 왔으니
도대체 몇 시간이 걸린 건지~만두 속을 김치냉장고에 넣고~^^

 

토요일 교회 김장을 하고 어르신들 김치 배달 가는 길에 무심천 하상도로~

억새인지 갈대인지.. 산에 있는 건 억새, 물가에 있는건 갈대?
 
 

집에 오니 오후 1시 반이 넘었다 이때부터. 본격 만두 만들기 시작~
 
찌는 건 남편. 담당이지만
말만 그렇고 거의 내가 해야 한다.

물이 펄펄 끓으면 만두를 올리고 14분을 찐다.
타이머 맞춰놔야 한다고 몇 번을 말해도 자기가 알어서 한다고 하더니
시간이 지났다. 
늦으면 만두피와 속이 분리되어 만두가 흐물거린다.
이때부터 14분 타이머 맞추고 잘 쪘다.
 

열 일하는 만두 찜기... 벌써 십 수년을 쓰고 있다.
 
 

 

 

만두 빚는 게 슬슬  싫증이 날때쯤이면을 때 일이 다 끝난다.
 
"여보~내가 왜 이 만두를 배워서 사서 고생을 할까?"
"그래도 손자들이 잘 먹고 만두 때문에 할머니를 더 좋아하는 게 아니겠어."
늘 교과서 같은 남편의  대답이다.
 
 

만두피가 560개였는데 속이 좀 남을것 같아
막판에 속을 꽉꽉 채우며 만들었다.
 
동네 사시는 원로 권사님들과
여기저기 주고 싶은 사람들 배달하고 남은 게 400개 정도.
 
한 김 식힌 만두를  쟁반에 3층으로 60개씩 담아 냉동실에 얼린다.
3시간쯤 지나서 팩에 20개씩 담아 다시 냉동실로..
 


딸 집에서 한 봉지씩 꺼내 군만두, 만두전골, 만둣국,
딸은 부대에 있는 군인들, 목장 식구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불러
엄마표 만두를 자랑하며 나눠 먹는다. 공군 부대 내 교우들의 특별한 교우 사랑.
누군가 이 사이트 좀 알려 달라고 했단다
너무 맛있다고 자기들도 시켜 먹겠다고,
울 엄마표라 하니 다들 놀랬다고... 어쩜 이리 모양이 똑같냐고..ㅎㅎ

나는 오늘 엄마표 만두 350개를 포장해서 사천 딸 집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