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발자욱/카라의 발길

댓골 산장에서 1박 2일 ~3

카 라 2025. 5. 19. 21:24

25.5.15~16
간밤에 그렇게 쏟아지던 비가 멈추고 날이 밝았다.
누가 먼저 잠들었는지도 모른 채 돔 하우스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고 아침이 되었다.
5시 30분..알람을 해놓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깨지는 오래된 루틴이다.
 
후배들 잠깰까 조용히 세수하고 밖으로 나오니 아뿔사...
신발들을 들여놓지 않아 밤새 내린 비로 운동화에 물이 가득하다.
다행히 여벌로 가져온 운동화가 있기에... 
혼자서 휴양림까지 아침 산책을 갔다.
 

 
 

 

 
 
 

 
 
 

짙푸른 녹음 동산이다.
 
  

 
 

  대야산 용추계곡 그중에 용추폭포는 유명하다.

문경 8경 중 으뜸인 대야산 용추는 충북 괴산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깎아지른 암봉과 온갖 형상의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대야산 자락에 있다.
많은 비경 가운데 2단으로 이루어진 용추폭포의 장관이야말로 명소 중의 명소이다.
암수 두 마리의 용이 하늘로 오른 곳이라는 전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용추 양쪽 거대한 화강암 바위에는 두 마리의 용이 승천을 할 때 용트림하다 남긴
용 비늘 흔적이 신비롭게도 선명하게 남아 있고,
아무리 가물어도 이곳의 물은 마르는 일이 없다고 한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여름이면 꼭 이곳을 왔다.
대야산 입구 청주식당에 주차를 하고 먹거리를 이고 지고 왔던 기억이 새롭다.
이 용추폭포 아래에서 비료포대를 깔고 미끄럼 타던 일도...
 

 
 

대야산 휴양림에서부터 이렇게 댓골산장을 알리는 이정표가 여러 곳에 있다.
 
휴양림 입구까지 갔다 올라오는데 블친님의 톡이다 
매생이 죽을 끓여놨다고 아침을 먹으라고 하신다 와~`세상에 이럴 수가..
부지런히 올라와 회원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리니
누구는 원래 아침을 안 먹는다고, 누구는 빵을 먹겠다고, 이 사람들 좀 봐...
암튼 빵도 먹고 매생이 죽도 먹자고.....

 

 

세상 기가 막힌 일이 있나..
원래 아침을 안 먹는다는 사람, 빵을 먹겠다는 사람.... 모두 죽한 사발씩 뚝딱 먹고
빵은 커피와 후식으로.... 죽 한 솥을 다 먹은 것은 안 비밀.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다고... 내 블친님은 댓골산장 특급 셰프다...
 
커피를 마시는데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는가 싶더니 한여름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돔 하우스 안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누구는 음악을 듣고
누구는 빗소리에 취하고 누구는 잠을 잔다....
 
자유롭고 여유롭고 복 된 아침 풍경이다.
산에서 듣는 빗소리, 산장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아침이다.
 
 

그렇게 한동안 요란하게 쏟아지던 비가 멈추자 
우리는 또 산으로 갔다.
요즘 몸이 안 좋은 막내를 빼고 셋이 나왔는데 나와 둘째는 계곡을 건너 월영대쪽으로 ~
둘째는 슬리퍼를 신고 나 역시 신발이 그다지이다
 
자연을 즐기며 하나님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는 셋째는 혼자 휴양림 쪽으로 갔다 
 

무조건 위로~~위로 올라가다 보니 이상하다 물이 거꾸로 흐른다
사실 거꾸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길을 잘못 들어 또 다른 계곡을 끼고 가는 것이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체 우리는 산속에서 길을 잃었다.
그래도 좋았다 길이야 어디든 나오는 법이라고....
 

 대야산 탐방로 안내가 있어도 어디가 어딘지 구분을 못하겠다.
 
그래도 내가 소싯적 한 산(?) 했다는 사람인데 이 대야산도 여러 번 왔었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산장에 도착한 셋째가 왜 안 오느냐고 전화가 왔다.
 
"환장여유..."
"그런데 길 잃은 거 맞어유? 길 잃은 사람 목소리가 왜케 생기발랄한겨?"
 
그랬다 설마 산장을 못 찾아갈까 싶었다 하지만 도통 길을 모르겠다.
일단 우리가 계곡을 건너 올라왔으니 다시 계곡을 건너자고...
 
미끄러우니 조심하라고 서로에게 당부하며 겉옷이야 물에 젖든 말든 바위에 던져 놓고
건너다가 둘째의 슬리퍼가 미끌...ㅠㅠ
순간 당황했지만 다행히 운동신경 좋은 둘째의 빠른 대처로.. 살짝 미끄러지기 직전에.... 휴...
 

 


 

 
 

휘영청 밝은 달이 떠오르면 물 위에 비친 달을 볼 수 있는데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여 월영대
 
여기서 대야산 산행을 온 사람들을 만나 산장으로 가는 길을 물으니
무조건 대야산 주차장 쪽으로 가라고..
 
그 사람들 우리의 신발을 보더니 아니 슬리퍼를 신고 여길 왔느냐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는다  내 운동화도 미끄러우니 조심하라고...

 

드디어 대야산 주차장으로 가는 이정표를 만나니 야호..~!!
그런데 계단이 여간 많은 게 아니다 계속 오르락내리락.... 여간 고단한 게 아니다.
 
셋째와 헤어지던 곳에서 도저히 걸어갈 힘이 없다고 태우러 오라고...
셋째의 차가 보이는데 아이고~~ 반갑구먼....
 
장장 3시간을 산속에서 놀았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그저 좋았다.

 

오후 12시 25분 ~산장에 도착하자마자 또 먹방이다.
쌀국수에 대야산 청정 각종 산나물을 넣고 부침개..
 
비 오는 날, 기름 냄새는 어찌 그리 좋은지...
산속을 3시간이나 헤매고 왔으니 부침개 제대로 입맛 당긴다.
정말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늘어나는 뱃살은 어쩔겨...
 
블친님에게 봉숭아 물도 들여주고...쌀롱 장의 서비스다.
 
 
 

비가 와도 분위기 있고 흐려도 좋고..
다 좋은 댓골산장이다.....
댓골의 여름은 또 얼마나 시원할까?

 
 

점심을 먹은 동생들은 돔 하우스에서 무얼 하는지..
나는 홀로 다음 주 이야기를 외우느라 바쁘다.
매주 이야기를 외워야 하는 부담감이 없지 않다..
 
 
 

오후 4시 집으로 출발하려는데 블친님이 된장을 끓이고  나물과 밥을 가져왔다
아이구...어제 셋째가 나물에 밥 비벼 먹고 싶다는 말을 기억하고
비벼먹고 가란다...음메...몬살어유 점심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또 먹어...
 
그런데..그런데..우리 "영며들다" 회원들 정말 대단하다.
블친님 어머니의 된장 맛을 보더니 환장을 한다.
정말이자 얼마나 맛이 좋은지.... 밥 먹다가 다 같이 손가락 인증까지...
먹다 남은 비빔밥은 싸가지고 왔다는 거... 그렇게 맛있었다는 증거다.
이번 댓골 1박2일은 온통 먹방이다. 먹고 놀고 또 먹고 놀고...

 
 

봉숭아 물들인 손가락.. 마지막 이별의 인증을 하고 집으로 출발이다.
이렇게 재밌고 즐거운 1박 2일 댓골에서의 추억을 한 아름 안고....
 
1년 사계절 한 번씩 오는것을 무언의 약속을 받았다....ㅎㅎㅎ
 
 

비가 오니 평소의 속도에서 50%를 감하여 천천히 안전하게 가라는 블친 남편님의
당부를 받으며.... 이렇게 유쾌 상쾌한 블친님 부부.. 참 멋지시다.
 
비가 오는 도로를 달리며 1박 2일의 후기를 나눈다.
아이고~ 아직도 할 말이 많아서 차 안이 들썩인다.
참 유익했던 "영며들다" 1박 2일 댓골산장이었다.
 
 

 

 

이튿날 블친님이 보낸 사진이다.
우리가 가져간 막걸리 보리가루 빵과 커피로 아침 먹는다고...
 
히야...저 구름 흘러가는 곳... 이런 가곡을 흥얼흥얼.. 하지만 가사를 몰라 중도 포기,
양희은이 부른 "한계령" 도 생각난다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역시 가사를 몰라 중도 포기,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 때... 하늘의 별, 울려 퍼지는 뇌성
주님의 솜씨 우주에 찼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찬송가 한 곡 높이 뽑아 부른다.
 
블친님께 감사.. 하나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