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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운동 루티은?
새벽 5시 50분~6시 50분까지 기체조
이 체조를 시작한 지는 이제 두 달이 좀 지났다.
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고 새벽공기 마시며
몸을 펴고, 늘리고,  두드리고 또 무슨 동작을 하는데 이건 어려워서ㅎㅎ

저녁엔  매일 저녁 기도회가 있기에 교회까지 걸어가기를 하다가
요즘은  날이 더워서
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서 맨발 걷기를 한다.
저녁 먹고 6시~7시 그리고 샤워하고 교회 가기
 
작년 여름내 삼림욕장 황톳길  맨발 걷기를 했기에 맨발 걷기가 익숙하다
학교 운동장은 황톳길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사용하는 곳이기에 좋은 모래를 쓴다고 한다
발바닥에 닿는 따끔거리는 촉감도 좋고,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걷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물 웅덩이에 발 담그고 첨벙 첨벙거리며 노는 것도 재미있다.
 
 

오늘 이야기 주인공은 바로 이 할머니시다
나도 할머니면서 누구 보고 할머니라고.
어르신이라고 하는게 맞는 듯하다
친정 엄마뻘쯤 되시는 연세...
저녁마다 맨발 걷기를 하러 가면 이 어르신이 먼저와 운동장을 걷고 계신다.
맨발로..
 
하루 이틀,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매일 나오신다.
것도 곱게 화장을 하시고 팔 토시에 모자까지 쓰시고...
하여 오늘은 이 할머니를 따라 조심스레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그냥 걷기만 하시는 게 아니다
그네도 타신다
그 모습이 너무 구여(?)우시다
 
 

그러다가 이번엔 철봉 운동
근육 운동을 하신다...
뒤에서 보니 근육 할머니시다.
허리도 나름 곧고...
 

그네와 철봉이 끝이 아니다
이번에는 시소를 타시네....ㅎㅎ
아이구 구여우셔라...ㅎㅎ
 
 

그러다가 다시 걷기...
이런 코스를 몇 번이나 반복하신다.
 

다시 그네..
걷고, 그네  타시고, 시소 타시고.. 철봉운동...
 

다시 시소...
혼자 시소에 앉아 계시는 게 좀 그래서..
"제가 같이 시소를 탈까요?" 여쭈니 좋다고 하신다.
오랜만에 시소를 타본다고 좋아라 하신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 하니 늙은이를 뭘 찍느냐고...
그러시면서 마음대로 하라고 하신다.
나도 손자들하고 시소 타보고 오늘 처음이다.
 
시소를 타며 이야기를 나눠보니 어르신은 원 고향이
함경도 어디쯤 살았는데 아버지가 여자라고 국민학교도 안 보내 주셨다고
오빠와 남동생만 학교를 보냈다고
사흘을 밥도 안 먹고 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오빠와 동생 책보에서 책을 꺼내 혼자서 국문을 익혔다고 하신다.
 
그러다가 6.25 때 월남하셨다고.. 강원도에 터를 잡고 살며
아들 딸 낳고 살다가 남편이 돌아가시자 혼자 강원도 횡성에서 지내시다가
청주 사는 딸이 오라고 하여 딸네집 옆으로 왔다고...
 
딸하고 같이 사는 건 아니고 밥 끓여 먹을 수 있을 때까지 혼자 사시겠다고,
죽어야 하는데 밥을 먹으니 안 죽는다고, 특별히 아픈 데는 없지만
걷는 운동을 안 하면 무릎 아프고 허리 아파서 매일 걷는다고... 맨발로..
남들이 보면 늙은이가 얼마나 오래 살라고 매일 걷느냐고 하겠지만 아파서 걷는 거라고...
 
어르신은 연세가 91세라고 하신다.
세상에나...
 

오늘도 운동장에 가보니 어르신이 걷고 계신다
어제는 왜 안 왔느냐고,
어제는 일이 많아서 늦게 왔다고... 나를 기다리셨나 보다..
그런데 한참을 걷던 어르신  운동장에 있는 공을 뻥뻥 차며 공을 따라 걸으신다.
그것도 맨발로 말이다.
 

91세라는 연세가 무색하다... 민첩하기가....
 

내 블로그에 손자들 말고
동영상 주인공으로 처음이시다.
 

 
어르신 혼자 공을 차고 걷는게 또 그래서 같이 공을 찼다.
 
나는 헛발질에 또 맨발이라 발등도 아프고...ㅠㅠ
어르신은 끄떡없으시다 
공차기를 마치고 옆에 빨간 옷 입으신 할머니 그네도 밀어주시고
또 걷고 그러시다 가셨다.
참 곱게, 건강하게 잘 나이 드셨다는 생각이다.
 
운동장에 나갈 시간이다.
어르신은 벌써 오셨겠다.
 
7월 첫날...세월이 참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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