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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욜....지난 주, 교회의 많은 행사로 인하여 피곤한 월욜아침....
간만에 게으름을 즐길 준비...남편 출근 후 한숨 자기..청소기안쳐다보기.....거울 안보기...
남편이 출근 하자마자 한 숨 푹자고 컴으로 go....그래~오늘은 컴하고 맘껏놀자...
이때 울리는 핸폰 벨소리....호스피스를 가는 병원의 간호과장이다...
"봉사자님....517호 천사님이 어제 새벽에 돌아가셨어요..." 게으름이 웬말...급히 병원으로...
어제는 주일이라 바쁠것 같아서 연락을 오늘에서야 한다고.....
올해 46세의 아주 이쁜 천사님...5년 전..신장암으로...수술..2년 후 다시 재발..
간으로, 폐로 전이...그 때부터 이어진 입원, 퇴원을 반복하다..병원에선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이곳 호스피스 병동으로 온지 2달여..
천사님을 처음 만나던 날....얼굴 가득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던 모습이 떠오른다.
침대 머리 맡에 성경책이 있기에 조심스럽게 교회 다니시냐고 물어보니 결혼 전에 교회에 다닌 적이 있다고... 성경책은 아들 여자친구가 사다줬다고... 만날 때 마다 자연스레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찬송을 아주 좋아해서 목소리를 가다듬고 음악회에서 솔로를 하듯 아주 정성스럽게 불러주면
"힘들다고 그만 부르라고..그렇지만 한 번만 더 불러 달라고..."하던 천사님..
그 아픈 고통 중에도 봉사자들에게 감사하다고, 힘들지 않으시냐고..항상 웃어서 천사라고 불렀는데..
지난 수욜에(5일)병상 세례를 받고 유언 비디오를 찍고....남편, 아들, 딸과
병원 잔디밭에서 그동안 가슴에만 품고 있었던 그러나 쉽게 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가슴이 뻥 뚫린듯 시원하다고...했는데...
세례 받을 때.."언니에게 화장 받고 싶다" 고 했지만, 교회에 일이 있어 못간게 마음에 걸린다..
병원에 도착해서 문상을 하니...중 2 늦둥이 딸과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쓸쓸히 조문객을 맞는다..
이럴 때 뭐라 말을 해야 하는지...아니 무슨 할 말이 있으랴...
그저 자녀들을 꼭 안아 주는걸로...울 병장과 같은 나이의 앳된 아들을 안고 그저 등을 쓸어주는것으로..
머리가 빠진 병상에서의 모습이 아닌 풍성한 파머 머리의 환히 웃는 어여쁜 천사의 영정 사진을 대하니
울컥 가슴이 미어온다....이런 마음이 언제쯤 담담해지려나...
잠자리에 들기 전 "여보 내일 새벽기도 못갈듯하니 .혹 일어나지 않음 깨우지 말아요"
이런 당부를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에 남편이 새벽기도를 가는지.. 갔다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곤한 잠에, 꿈속을 헤매고 있는데..
"여보 바늘 어딨어?"..이 무슨 소리야...바늘을 왜 찾지..비몽사몽..
"바늘은 반지고리에 있지..이 새벽에 웬 바늘?"...
겨우 눈을 부비고 일어나니 어머나~! 7시가 다 되어가네..아침 늦었다 큰일이다..
그런데 이 고소한 냄새는 또 뭐고.
"바늘이 아니고 마늘..마늘 어딨냐고?"
" 마늘은 왜?"
"미역국에 넣을려고....당신 생일이잖아...어여 일어나..아침먹어..."
오늘이 생일...세상에 태어난 날....그렇구나 오늘이 생일이구나...잊고 있었네..
이 가을에 한 사람은 홀연히 영원한 생명이신 하늘 아버지께로 가고
한 생명은 이 땅에 보내주신 날을 감사하며 축하 받는 날...그럼에도 많이 우울한..그런 날..
이렇게 우리는 사나 죽으나 영원한 생명되신 주님과 함께 있는 것이다.....
꽃처럼 향기나는 나의 생활이 아니어도...주님께 드려지길 원합니다...
이 땅에 있든..저 하늘에 있든... 살든지 죽든지...영원한 생명 있으니 감사 할 따름이다.
생명 있음이 감사한 날이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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