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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6 월요일  제주 11일째

 

제주에는 오름이 약 360여 개가 된다 하니

참 많기도 하다 

 

그 많은 오름 중에 오늘은 물영아리 오름이다

물영아리라는  이름이 예뻐서 택했는데

웬걸 ~영주산  계단이 천국의 계단이라면 물영아리  계단은 지옥의 계단이라 할 만큼 

오르고 또 올라야 한다

 

물영아리오름은  오름 정상 분화구에 물이 고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현재 물영아리오름은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 초입은 데크가 깔려있고  넓은 평원에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아주 평화롭기 그지없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는데

오직 계단 뿐이다

오직 위로 앞으로 전진뿐이다

 

오늘도 103호 (이름 없는 가수가 아닌 이름 없는 

103호 통한다)와 함께다

 

그게  뭐

큰일이라고

벽  앞에서 울었을까

 

물영아리 천 여 계단

오르고야 알았다

벼랑길

한 두 번이야

누구나 만나는 것을

 

맞다 맞아 뭐 그리 대수론 일이라고

그리 울었을까~내 보고 하는 말이다

 

옆도 앞도 하늘도 보이지 않고 오직 계단만 보인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신음소릴 토해내고 도저히 못 올라갈 것 같은 시점에 

계단 옆으로 쉴 수 있는 벤치가 있고 이런 시와 그림이 있는  액자가  있다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 다 살게 마련이다 

 

이런  쉼터를 세 번을 지나고도 한참을 올라가니 하늘이 보이고 정상이다 했는데

이번엔 다시 내려가란다

기껏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올라왔는데 다시 내려가라니...

화가 날 오름꾼들을 위해 300m 3분 이라는 안내판이 있지만

솔직히 3분  보다 훨씬 길다

 

3분 보다는 긴 7분쯤 내려오면 사방이 확 뒤인 전망과 함께

분화구가 드러나는데 이 높은 오름에 이런 분화구가 있고 습지라는 게 신기할  뿐이다

 

 

 

 

다시 내려온 길을 올라

올라온  계단 길이  아닌 능선길로 하산이다

 

연둣빛 고운 빛깔이 햇살에 반짝이고 내리막길이라 숨도 차지 않고

중년 할머니 둘이 속닥속닥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며 때론 계단에 앉아 쉬기도 하며...

 

연둣빛 숲 속으로 빨려 들 것 같다.

 

 

 

 

 

 

이 숲 한가운데를 직선으로 가로질러 물영아리오름을 올랐다.

나 오늘 참 대단하다.

 

제주 한달살이 11일째 물영아리 오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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