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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목만 알 뿐 한 번도 보지 않은
흑백요리사라는 프로가 요즘 인기라고 한다.
요리사라는 말이 들어가는 걸 보니 요리 프로그램이 분명하고 티브이에 나올 정도니
모두 요리를 잘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게 분명하다~내 생각이다.
암튼 대애산 댓골 산장엔 댓골 요리사가 있다.
우리가 웃고 떠드는 사이 댓골 요리사님은
점심 준비가 한창이다.
너무 미안하여
뭘 좀 도와주려 하니 막무가내로 말린다.
헐~~~`놀래라
이 밥 상 좀 보소
자그마치 14첩 반상이다
하지만 이 게 다가 아니다
불고기가 추가로 나오고
친정어머니가 담그신 청국장까지 나오니
16첩 반상이다.
내 생전 이렇게 많은 찬이 있는 밥상은 처음이다.
일단 노랗고 고소한 배추쌈 정말 고소하더라
그리고 울 친정엄니가 잘해주시던 게 튀김~말해 뭐 해 일품이다.
내 엄마표 게 튀김맛에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울컥 났다.
그리고 밭에서 딴 호박 조림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달달하니 이 게 정말 호박볶음인가 싶다.
배추를 삶아 무친 배추나물, 표고버섯볶음, 취나물 장아찌,
내 입맛에 딱 맞는 백김치는 심심하니 달달했다.
또 주인장 최애 멸치조림은 먹어도 먹어도 멋나더라
오징어채볶음, 반찬이 없어서 냉장고를 털었다는 소시지 볶음까지 했다. 하이구~~~~
또 이웃들이 김장을 하고 가져왔다고 하는데
김장김치를 손으로 쭉쭉 찢어 고기를 싸 먹으면 말이 필요 없다.
이 사람들 얼마나 잘 먹는지 체면이고 뭐고 없다
"밥 좀 더 주세요...."
맛나게 먹는 모습에 괜히 내가 뿌듯하다.
다이어트니 뭐니 다 필요 없고
밥을 두 번씩 먹고 반찬은 싹쓸이.... 했다
집에 오며 말하길
두 번만 만났어도 남은 멸치 좀 싸달라고 했을 텐데
처음 만남이라 못 했다고...ㅎㅎㅎ
참 내 처음 만나는 사람 집을 데리고 간다고
난리를 치더만 ㅎㅎㅎ
배도 부르고 날씨도 좋고
대야산 산책을 나섰다.
대야산 하면 용추폭포 아니던가...
블친님과 투샷...
아까 올라올 때와 또 다른 느낌의 휴양림 길이다.
우리 애들 어릴 때 친정 부모님과 동생들과 함께
여름이면 한 번씩 오던 용추계곡이다.
저 위에서 비료 포대를 깔고 미끄럼을 타고 내려올 때 그 짜릿한
맛이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때는 저 아래 청주식당에 주차를 하고(점심을 예약하면 주차를 하게 했다)
여기까지 수박, 참외를 비롯 먹을 것을 이고 지고 여기까지 올라왔다.
지금은 다 천국 가시고 안 계신 친정 엄니, 아부지를 오늘 여러 번 추억한다.
궁금하면 못 참는 두 사람이 미끄러움을 감수하고
예까지 올라왔다.
저 위에 하트 모양으로 여름이면 철없고 개념 없는 사람들이 위에서
다이빙을 하여 익사 사고가 나는 곳이다.
안전 요원이 지키고 있어도 언제 뛰어내리는지..ㅠㅠ
다시 돔 하우스로 돌아와 과일, 커피
또 먹는다....
오동통 방울토마토 텃밭에서 딴 거라고..
이제 서리 와서 끝물이라고 하는데 싱싱하고 단맛이 최고다.
또 썰어서 말리는 감은 어찌 그리 단맛이 나는지
비닐 속에 있는 감 찾아 우물우물..ㅎㅎㅎㅎ
또 잠깐의 막간을 이용하여 냉이 캐기...
이제 정말 가야 할 시간,
사진 찍는 우리 뒤에서
홍시감 챙겨 주시는 주인장.
겉이 좀 검무시리 하지만 어찌나 찰지고
달달한지 내가 하루에 몇 개씩 먹는데
변비가 없는 걸 보니 내 위징이 튼튼한가 보다.
헤어지기 전에...
정말 반갑고 감사했어요
16첩 반상 오래도록 잊지 못할 거예요...
꽃 피는 봄에 꼭 다시 오라는 말씀도 잊지 않는 센스 있는
주인장은 내 블친이다.ㅎㅎㅎ
하니 꽃 피는 봄뿐 아니고 여름에도 오면 안 되겠냐는
나를 닮은 그녀들이다.ㅎㅎㅎㅎ
꽃 피는 봄에 꼭 바비큐를 하리라.... 바비큐에 진심인 장권사다.
이렇게 갑자기 찾아간 내 블친님의
댓골 산장에서의 하루다.
댓골 산장엔 요리사 블친이 있다.
오늘 후배들 앞에서 내 어깨가
뿜뿜 올라갔다
24. 11. 21. 댓골 산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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