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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오랜만에 외손주 준수네가 사는 원주를 다녀왔다.

사위가 공군 전투기 조종사로 있기로 부대 관사에 사는데 원주에 코로나가 발생하면

외부인은 부대 출입금지가 된다.

 

지난 5월 말쯤 출입금지를 모르고 갔다가 부대 앞 카페에서 잠깐 얼굴 보고 왔는데

이제 출입금지가 해제되었다고 할머니 빨리 오라는 손자들의 열열한 환영을 받으며 

보따리 보따리 싸가지고 갔다.

 

 

 

다음 달이면 두 돌을 맞는 애교만점 막내 준석이다.

갖가지 다양한 표정으로 할미를 녹인다...

누나하고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는데 어린이 집이 끝나면

3층에 있는 누나가 내려 오기 전에 신발장 속의 그 많은 신발 중에서

누나 신발 찾아 들고  누나를 기다린다고..ㅎㅎ 똑똘한 준석이다.

 

 

코로나로 인하여 근 5개월이 넘도록  아이 셋이 집에서 왁자지껄

 조용할 날이 없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즐겁고 유쾌한 준수네다.

 

 

말 그대로 보석 같은 세 아이들이다. 

 

그래도 할미를 가장 기다리고 반기는 건 하나뿐인 손녀 지수다 

매일 전화로 할머니 언제 오느냐고,

 할머니가 가면  몇 밤 자고 잘 거냐고  묻고 또 묻고

어린이 집도 안 간다고 떼를 쓰는 지수다.

 

또 오빠와 동생 사이에서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남기(?)에 눈물겨운 지수다.

어쩌면 가운데 낀 둘째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샘쟁이다.... 엄마는 동생을 재우고, 할미는 오빠 숙제를 도와주고 나니 지수가 

침대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다.

 

"할머니는 나 보러 왔다고 했잖아 ㅠㅠ"

"근데 왜 준석이를 보고 오빠를 보는 거야 앙 ㅠㅠㅠ"

에고 이를 어쩐다...ㅎㅎㅎㅎ

 

 

아이들이 학교로 가고 어린이 집에 가고

모처럼 딸과 오붓한 시간이다,

요즘 원주에서 가장 핫하다는  "길촌 126" 카페..

올 4월에 오픈했다고...

 

 

들어서는 순간 아~~ 이쁘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우리가 들어간 오전 11시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11시 30분이 지나자 둘씩, 둘씩 들어오는데 순식간에 매장 가득이다.

 

 

 

 

원주에는 이렇게 넓은 브런치 카페가 많다.

싱그러운 화초들도 인테리어에 한몫,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도 좋다.

오전에 비가 한줄기 지나고 난 후인지라 뭉게구름이 뭉게뭉게...

 

 

애기들 어린이집 보내지 말고 데리고 올 걸 그랬다 하자

엄마는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뛴다.

애들 데리고 왔으면 엄마랑 마주 보며 얘기나 할 수 있겠냐고..

준석이 잡으러 다니느라 앉지도 못할 거라고...

그건 또 그렇다..ㅎㅎㅎ

 

 

 

이제 엄마는 늙어서 이런 카페보다 돌솥밥이 더 낫다고 하자

엄마 그러면 정말 곧 늙는다나 어떻다나...

항상 젊은 감각으로 살아야 한다고..ㅎㅎㅎ

딸은 오랜만에 엄마하고 단둘이 이렇게 홀가분하게 점심 먹는다고 하며

 

요즘 부대 안에 있는 교회도 코로나 때문에  장병들은 오전 11시에 예배드리고

장년부는 오후 1시 반에 예배를 드린다고...

그래서 애기(?)들 얼굴 보기도 어렵다고...

애기들은 다름 아닌 딸 부부가 섬기는 장병들이다.ㅎㅎㅎ

애들 셋을 키우지만 사위는 찬양 인도자로 또 부부가 장병들 20여 명을 

맡은 교사들이다.

 

2학년이 된 준수가 아직도 구구단을 암기를 못하고 받침 복잡한 받아쓰기를 못하지만

걱정 안 한다고 ㅎㅎㅎ 

이런저런 수다로 엄마를 즐겁게 해 준다.

 

 

점심 먹고 커피 마시고 근처 꽃 농장 구경도 하며 나도

즐거운 시간이다.

내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때만 하더라도

다들 아들~아들  아들을 낳기를 원했다.

나도 첫 딸을 낳고 둘째 또 딸을 낳을까 은근히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새롭다.

물론 아들도 며느리들도 요즘은 다 시댁에 잘하고 잘하지만 그래도 며느리가 딸 같진 않다고.. 

 

아들을 낳겠다고 다섯을 낳았지만 내리 딸을 낳은 내 사촌언니는

다섯째 딸을 낳고 정말 죽고 싶었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 내 친척 형제들 중에 가장 잘 나가는(?) 사람이 바로 그 사촌언니다

딸 다섯이 얼마나 엄마에게 정성인지...

 

갑자기 얘기가 산으로 갔다 ㅎㅎㅎ

 

암튼 다섯밤을 약속했지만 할미는 두 밤을 자고 다시 청주로 왔다.

"지수야~다음엔 꼭 다섯 밤을 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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