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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아이 둘을 낳고 키우는 동안 휴직을 하던 며느리가 5월에 복직을 했다.

그런데 복직하자마자 발령이 났다고....

하여 지난 주말에 인수인계를 하러 출근을 했다고 아들이 손자 둘을 데리고 왔다

덥기도 하거니와 너나할것 없이 코로나로 마음 놓고 밖에 나갈 수도 없으니 할미 집으로 

놀러 온 것이다.

 

같은 청주에 살고 같은 교회를 다니니 매주 주일날 교회에서  만나는 손자들이다.

특별한 날 외엔 교회에서만 만나니 

그리하여 손자들은 나를 교회 할미라고 부른다. 가까이 사시는 외할머니는 할머니고

 나는 교회 할미다. 교회 할미..ㅎㅎㅎ

 

그렇게 수줍음 많던 큰손자 이든이가 일곱 살이 되니  할미 집에 놀러 오면

혼자 자고 가기도 한다  엄마가 자꾸 혼내는데 교회 할미는 혼내지 않아서

좋단다 (며느리 말을 들어보면 안 혼내고 키울 수가 없다고.. 미운 일곱 살인가?) ㅎㅎ

 

오늘도 할미 집에 오자마자 자고 갈 거라고 아빠에게 언질을 준다.

 

 

좀 덥기는 해도 바람이 제법 시원하게 불어 가까운 동물원 엘 갔다.

이 더운 날 누가 올까 싶었는데 막상 동물원에 도착하니

와~많은 사람들이 왔다 물론 주로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젊은 부부들이다.

한 줄로 서서 열체크를 하고 방명록을 작성하고... 입장이 복잡하다

 

 

작년인가 청주동물원 사육사들이 3년간 동물들을 관찰한 "동물 원"이란 영화를 만들었다는 걸

뉴스에서 봤는데 우리에 갇혀 사는 동물들이 참 딱하고 안됐다.

다 자기들 사는 영역이 있는데...

 

모처럼 넓은 곳에 풀어놓으니 이레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잡으러 다니느라 정신없다.ㅎㅎ

 

외손녀 지수와 동갑인 일곱 살 이든이,

하지만 지수는 2월생, 이든이는 12월 생이니 이든이는 여섯 살이나 마찬가지다.

울 아들... 어떻게 하든 1월생으로 호적에 올려야 했는데 12월생이라 학교 들어가면

다른 애들에게 치일까 걱정이란다.

 

 

 

요런 아들은 어디 가고 오동통 통통한 아들이 됐는지..

아들아 올핸 닷트에 신경 좀 써라...

 

스물일곱...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두 아들 낳고 온전히 자기들 힘으로 집 장만해서 사는 걸 보면

우리 아들 며느리... 참 대견하다. 

부모가 돼서 좀 도와주면 처음 시작이 덜 버거울 텐데 하는 마음에 좀 미안하기도 하다.

 회사 생활이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다 만족할 수는 없지만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만족하다고 한다.

올해 팀장이 돼서 업무 많아졌지만 날마다 감사하다고..

 

소라(며느리)하고 가끔 트러블이 있지만

이 보다 좋을 수는 없다고... 매주일 교회 가서 엄마도 아빠도 만나니 따로 집에 갈 일도 없으니

얼마나 좋냐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ㅎㅎㅎ

 

집에 가서 아이들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고 행복하다고... 아기들 잠들기 전에  아기들과 함께

기도할 때, 아빠 생각이 난다고, 아빠가 항상 잠자기 전 기도 해주던 생각

아침에 출근하시기 전 기도해 주시던 생각,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그 게 싫어서 아빠한테 짜증도 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 기도 덕분이라고..."엄마는 뭐하고 아빠만 기도해줬냐"

하니 엄마는 늘 너무 바빴다나ㅠㅠ

(돌아보니 아들 말이 맞다. 그때 나는 정신없이 세상 일에 바빴다. 아들이 중학교 3학년 때 회사를

그만둘 때까지 나는 바쁘고 바빴다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그나마 오늘의 할미가 있는 것이다) 

슬몃 미안한 마음에

"야 지금은 엄마가 훨씬 기도 많이 하거든"...(이 철없는 엄마 아들에게 할 소리라고...)

 

때때로 아빠가 교회에서 이런저런 일로 힘이 많이 드는 것 같다고 점심시간에 밖에서 맛있는

점심을 같이 먹고 하는 걸 보니 우리 아들 철들었다 싶다. (남편 근무지와 아들 회사가 10분 거리) 

 

며느리가 출근 시간이 빠르다 보니 아들이 아침에 애들을 처가에 데려다주고 출근을

하면 외할머니가 어린이 집엘 데려다주신다. 다행히 아들 집과 어린이집, 처갓집이 다 10분 거리에 있으니

이 모든 게 수월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사돈 말을 빌리면 애들이 그렇게 하려고 친정 옆으로 이사한 거라고..

다 계획이 있었구나..ㅎㅎ

 

 

며느리는 왕복 1시간 반이 넘게 운전을 하며 직장 다니느라 고생인데

그나마 애들이 어려서 2시간 일찍 퇴근을 할 수 있다니 여간 다행이 아니다.

며느리가 집에서 애들 챙기고 전업주부로 살기를 바라는 시어미 마음인데 그런 내색을 할라치면

둘 다 깜짝 놀라며 펄쩍 뛴다.  

 

 

이제 할미의 바람은 애들도 어느 정도 컸으니 내 새끼(?), 내 가족만 챙기고 사는 둥지족으로

살지 말고 결혼하기 전에 하던 교회학교 교사를 하든 아니면 그 좋은 목소리로 성가대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다. 좀 더 기다려 볼일이다

 

할미는 그저  기도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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