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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10
장미가 시작된다고 하니 열무김치를 담가야겠다 싶어
시장엘 가니 훨~
웬 열무가 이리 비싸다냐,
열무가 한 단에 2600원 얼갈이배추는 3500원이란다
손은 작아도 손이 크니 열무 열다섯 단 얼갈이배추가 여섯 단,
합이 스물 한단이다... 많기도 하다
대전에 사는 큰 동생과 수원에 사는 막냇동생에게 깜짝 서프라이즈를
하려고 많이 준비했다. 둘 다 직장 다니랴 살림하랴 언제 김치를 담을까 싶다.
또 조카들이 이모 김치가 젤 맛있다는 소리에 가끔 김치를 담아 보내곤 한다.
부재료로 마늘 많이, 빨간 풋고추 두 봉지, 대파 한 단, 양파, 사과,
빨간 파프리카, 생강, 마른 고춧가루, 매실 청등 등... 찹쌀가루 풀어 풀도 끓여야 하고...
열무김치는 배추김치에 비해 담기가 좀 수월해도 나름 준비재료가 많다.,
교회 조 집사님과 함께 씻고, 양념 만들고 얼마나 바쁜지...
저녁 무렵 양념을 끼얹어 놓고 하룻밤 자고 나니 양념이 고루 스며들고 날씨 탓인지
벌써 김치가 익어간다.
대전으로, 수원으로 보낼 김치를 김치 봉투에 겹겹이 네 겹으로 절대 새지 않게
단단히 싸고 마지막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 단디 테핑을 한다.
저울에 달어보니 동생들 사랑이 똑같은지 각 12 kg 어쩜 이리 똑같은지....
나머지 김치는 직장 다니는 교회 젊은 집사들 여섯 명에게 고루 한 통씩 담고 나니
남는 게 별로 없다. 항상 그렇다. 많이 한다고 많이 해도 늘 부족하다.
주고 싶은 사람이 자꾸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 뿔싸... 스티로폼 박스에 아이스팩 넣는걸 깜박했으니..ㅠㅠ
하여 박스 포장을 다 뜯고 아이스팩 두 개씩 넣고 다시 재포장을 하는데
등줄기에 땀이 줄줄... 좀 더웠어야 말이다
저녁 4시 우체국 문 닫는 시간에 맞춰 우체국 택배를 보내려고
김치를 트렁크에 싣고 트렁크 문을 쾅 닫는 순간 어맛...~!!
이 외마디 비명은 뭔고하니 차 키를 트렁크에 넣고 닫은 것이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어찌 된 일인지 설명도 어렵다.
차가 오래된 것이기에 꼭 키를 꽃아 트렁크를 열어야 하는데 난감하네.. 난감하다
다시 올라와 보조키를 찾는데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오만데를 다 뒤져서 보조키를 찾아 우체국으로 달려가니 정확히 5분 전 4시다.
내 정신을 어쩔꼬..
덥기도 하거니와 열무김치 택배 보내느냐 너무 진을 빼서
피곤하기가.. 하여 저녁은 열무 김치국수로. 간단히 해결한다.
열무김치에 꽁꽁 언 시판 육수와 매실청만 있으면 준비 끝이다
마땅한 고명이 없어 계란을 삶고 , 참외를 깎아 얹었다.ㅎㅎ
퇴근한 남편...."션~~~ 하고 맛있다"라고..
김치를 받은 교회 집사들이 김치 너무 맛있다고 퇴근하고 열무김치 하나로
밥 한 그릇 뚝딱이라고 카톡, 카톡 카톡 소리 요란하고,
하루 지나 동생들이 택배 받았다고, 세상에 이런 언니가 없다고, 완전 감동이라고,
큰 동생은 며칠 우울한 일이 있기로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많이 나던차
언니 김치를 받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힘이 들었지만 이런 게 보람 아니겠는가,. 언니 노릇 한 것 같아 뿌듯하다.
그나저나 우리 집 김치가 없으니 또 담가야 하나..ㅎㅎㅎㅎ
오늘은 종일 비가 온다, 장마 시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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