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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말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친구의 친구가 간호학원원장으로 있는 간호학원에 친구따라 놀러 갔다가

그만 덜컥 요양보호사 수강신청을 하고 왔으니...

나는 정말 대책이 안서는 사람이다.

 

또 몇 십만원의 수강비를 지출 한지가 벌써 며칠 지났으니 어쩌겠는가?

이왕지사 이리 됐으니 뭐 한 번 해보지...이런 편한 마음으로, 부담없이...

 

요양보호사 교육울 받고

주간보호 시설과 요양원에서 실습을 하고 시험을 봄으로

요양보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하는것....시험은 아직이다.

 

그리하여 지난 11월 3일 4일 이틀 동안 실습을 한 청주시내의  주간보호시설이다.

주간보호시설이라함은 말 그대로 아침에 보호쎈타로 와서 하루를 보내시고

저녁에 집으로 가시는 이른바 아이들 유치원 같은 형태로

유지되는 노인보호시설이다..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아침체조, 간단한 공놀이...노래부르기...그리고 간식...또 점심을 드시고

잠깐의 낮잠도 주무시고...그리고 오후엔 단체로 윷놀이도 하신다..

 

거동이 좀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움직일 수 있고 화장실 출입도 조금만 도움을 드리면

가능하다.....자원봉사자들이 오기도 하고...우리처럼 실습생들이 함께 어르신들을 돕거나

함께 윷놀이 공놀이..각종 인지능력을 유지하는 학습도 한다 .그러다가 오후 4시가 되면

보호소측에서 차로 댁으로 모셔다 드리는 형식이다...

 

 

어르신들이 그린 작품들....

 이틀 간의 주간 보호소에서의 실습을 마치고 ....

 

 

이곳은 요양원이다.

주간보호소를 가실 수 있는 어르신들은 대체로 그런대로 건강이 어느정도 괜찮은 편이지만

이곳 요양원은 주간보호소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11월 7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실습을 나간 요양원이다.

요양원에 도착하자마자 어르신들의 목욕을 하는 시간이라 매우 분주하고 바쁜 시간이다.

몇 년동안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했지만 호스피스하곤 완전 다른 요양보호사는 말 그대로 간병인이다.

 

이렇게 어르신들의 목욕을 직접하는 일은 처음인지라

처음엔 많이 당황했고 어디다 눈길을  둬야하는지 난감하기가.~~~

 

2000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 이상인 고령화사회에 접어 들었고

2018년에는 노인인구가 14% 이상이 되는 고령사회에,

2026년에는 노인인구가 20% 이상이 되는 최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고한다

또 2050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34.4%로 세계의 최고령국가가 될 전망이라고한다.

 

 

가족구조와 동거형태도 변하고 있는데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핵가족이 보편화되고

자녀와 별거하는 노인단독세대가 벌써 절반에 이르고 있다

 

가족의 부양기능도 바뀌고 있어 자식을 양육하는데만 집중하고 노인부양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앞으로 국민 1인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그리하여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가사활동 지원을 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이러한 노인들에게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덜어줌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목적이 있다.

 

 

청주시 분평동에 있는 꿈꾸는 요양원,

요양원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깨트려주는 밝고 쾌적한 환경과 어르신들을 돌보는 선생님들의

환한 얼굴들....내 부모도 꺼리는 세상인데

아무리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해도 어쩜 저리도 밝을 수 있는지...

 

이곳에서의  5일간의 실습은 내게 참으로 많은것을 깨우쳐주고

인간의 생로병사에 대해 아니 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으니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시간들이었는지...

 

익숙하게 어르신들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그들의 원하는 바를 눈빛으로, 표정으로 읽으며

어르신 한 분, 한 분을 대하는 요양보호사 선생님들..

 

요양보호사란 직업이 사회적으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고

웬만해선 꺼리게 되는 일이 분명하기에 희생과 사명감이 없이 할 수 없는 일이란 것을 알게되었다.

 

 

내가 요양보호사 공부를 하고 실습을 한다하니 듣는 사람마다 의아해한다..

김권사는 그런 일(?) 못한다고...

맞는 말이다...어르신들을 목욕하는 모습이 처음엔 어찌나 당황스러워는지....

그 지독한 냄새는 또 어쩌고...

 

하지만 하루, 이틀, 사흘...시간이 지날수록 어르신들이 사랑스러워(?) 지고

식사를 돕는 일은 물론 이거니와, 목욕도, 지저귀 가는 일도, 그저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것처럼..

평범한 일상이 되어 지는걸 보고 스스로 놀란다...

 

 

휠체어를 밀어 드리며 그저 몇 마디의  말 벗이 되어 주는 것만으로도

눈물을 흘리시는 어르신들...

 

막내 딸이 보고 싶다 하시고..  멀리 미국에 있는 큰 아들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지

목이 메이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나도 목이 메인다...

그리곤 슬몃 화장실로 들어가 아버지에게 전화를 한다..

 

"아버지~~~"

"응 그려~~잘 있는겨?"

"어째 얼굴 보기가 힘들어~~"

"글게요 아버지~~~저녁에 들릴께요..."

"그려~~~차 조심하고 다녀~~"

 

 

사람은 누구나 늙고 병들고 그리고 이 땅을 떠나는 것이 누구에게나 주어진 길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찌하여 이 땅에서 천 년, 만 년 살것처럼 .....

 

어르신들도 한 때는 이처럼 고왓던 시절이 분명 있었는데...

그 고움을 온전히 자식들 뒷바라지에 쏟으시고 이제는 늙고 병들고 외로움만이...

 

이렇게 무지개빛 찬란했던 시절은 인생의 뒤안 길로 스러지고...

이제는 그 때 그 시절 그리움을 안고...

 

 

 

안개와 같이 티끌과 같이 사라지는 인생일진데...

이렇게 계절이 깊어가고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쓸쓸한 가을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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