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3. 6. 17. 월요일..

 

엄마는 지금...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긴지 일주일째인 오늘까지

엄마는  밤낮이 바뀌어 여간 고생을 하시는게 아니다..

 

낮에는 곤하게 주무시고 밤에는 정신이 말짱해져서 밤새 안주무신다

아니 못주무시는게 맞는 말이지 싶다.

 

중환자실에서 이렇게 됐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회복이 안되고 있다..

 

 

그래서 간병인도 여간 고생이 아니다..

밤에는 정신이 말짱하여 여기저기 온 몸이 아프다고 난리(?)를 친다고..ㅠ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한 이틀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수면제 투여를  해서 억지로 잠을 잤지만

그 여진이 남아 있는지 이튼날 낮까지 계속 주무신다

밤이 되면 또 정신이 말짱이라고..

 

어제 밤에는 수면제 투여도 금지하니

더욱 안주무시고 계속 큰 딸을 찾으시고 사위를 불러대서

병실 전체가 못잤다고  하소연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담당 주치의 말로는 낮에  안자게 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뱡법이 없다고..

어제 주일 오전에 동생과 함께 휠체어에 태우고 병실 밖으로 나와

"엄마...엄마 이것보세요" 목이 아프도록 외쳐보지만 "엄마"하고 부르는때 잠깐 눈을 뜨곤 다시 주무신다..에고..

간병인이 있어도 계속 큰 딸과 사위를 찾으셔서 나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꼬박 붙어 있으며 "엄마 자지마"

 "엄마 눈 떠"를 백 번도 더 하게된다..그러다가 울컥 감정이 밀려와 눈물이 앞을 가린다..ㅠㅠ

 

 

 

오늘 아침.. 울 3-5마을 식구들 35명에게 단체 카톡으로 엄마의 상황을 말하고

기도 부탁을 했다..엄마의 밤 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낮에 잠을 못자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병원에 왔다

어제밤에 잠도 안오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엄마 자지마..눈 떠..."

이 방법으론 안되겠다 싶어  이야기를 시작했다..

"엄마 사도신경, 주기도문 잊어 버렸지?"

"아니".."그럼 한 번 사도신경 고백해봐"

그리하여 사도신경 다섯 번..주기도문 다섯 번...

 

 

"엄마 엇그제 통장에서 20만원 찾아 오라고 했지? 뭐에 쓰려구 그랬어?

"병환이, 관태 (제부들) 생일이라 10만원씩 주려구..

"그래 생일이 언젠데..?

"병환이는 6월 24일, 관태는 6월 28일.."

" 아..그렇구나 나도 모르는 생일은 엄마는 용케도 기억하고 있네.."

이렇게 시작해서 가족..당신 손자 손녀, 증손자 생일까지..

우리들 결혼 기념일까지...

또 다섯이나 되는 고모들 이름이며 생일이며...

이렇게 2시간을 버티고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하셔서..처음으로 휠체어 타고 화장실 가기..

그리고 재활치료...그 후에 목욕하기..잠을 잘 시간이 없으시다..

목욕까지 하고 오니 저녁식사 시간이다.

 

 

 

 

입으로 드시는게 아니고 영양식을 콧줄로 드시니 또 주무신다..

하긴 목욕까지 하셨으니..피곤도 하시리라..

그리하여 다시 이야기 2탄을 시작했다..이번엔 외가 이야기..

여섯이나 되는 이모들 이름이며 생일이며...외할머니는 어떻게 돌아 가셨나..

외할아버지가 언제 돌아 가셨나...그러자 외할아버지하고 싸운 얘기를 하신다.

 

학교만 갔다오면  10살된 당신에게 들에 매어 있는 소를 끌고 오라고 하셨다고..

하루는 너무 화가 나서 소 매어 있는 말뚝을 뽑아 놓고 친구들 하고 놀다 오니

소가 집에 와 있더라는 얘기...소가 사람보다 똑똑 하다고..

이렇게 해서 다시 2시간을 버티니 밤 8시가 되어 간절히 기도를 하고 집으로 왔다.

 

내 목도 아프고 오늘 엄마 화장실에, 목욕에 피곤이 몰려온다..

 

울 엄마 오늘 밤은 평안하게 단잠을 주무시기를 기도하며..

"울 블친님들 엄마의 밤 잠을 위해 기도 해주세요.."

"기도 밖에 기댈곳이 없답니다."

 

 

'카라의 일상 > 카라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야산 용추계곡에서..  (0) 2013.07.29
감자캐기...아버지와 함게  (0) 2013.06.23
밥퍼권사~사랑으로.^^  (0) 2013.05.28
이혁목사님 송별..  (0) 2013.05.27
사돈나물..  (0) 2013.05.10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