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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0일 친정 엄마의 생신날이다.
조카들이 준비해온 생신 축하 이벤트...
케익도 자르고....
친정엄마와 막내동생..^^
이번 11월 결혼하는 아들과 예비며느리, 그리고 아버지..
딸래미, 사위 그리고 준수도 축하객으로...
조카들이 할머니에게 드리는 생신축하 편지...
뇌경색으로 쓰러지신지 내일 모레면 벌써 석 달이 다 되어간다.
병원에 입원 하셔서 신경와과 치료를 마치시고 지금은 재활치료중이신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또한 온 몸의 통증을 호소 하시는 통에
재활치료도 맘대로 하지 못하니 여간 답답한게 아니다.
오죽하면 치료의 진도가 됫박에 좁쌀 한 톨 들어가는 것과 같다 하니...ㅠㅠ
지난 10일 엄마의 생신을 맞아 처음으로 외박 허락을 받고 집으로 오셨다.
비록 엄마의 집이 아닌 딸네집으로라도 병실에서 나간다는 것이 매우 흥분되는 엄마다.
생신이라고 떡을해서 같은 병실 분들에게, 간호원실에, 재활치료실까지 두루
전해드리고 엄마를 모시고 집으로 오는 마음은 엄마 못지 않게 나도 설레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여름 무더위속에도 무릎 담요를 어깨에 두른 엄마의 모습이라니...
뇌를 다치신 후로는 더운걸 못느끼고 대신에 그저 춥다고 하신다.
남들은 더워 죽겠다고 난리를 치는 삼복 더위속에서도 담요를 꼭 덮고 다니시는 모습이
참으로 마음 아프고 속상하기가 이루 말 할 수 없다.
집에 오셔서도 춥다고 담요로 어깨를 감싸시곤 에어컨을 꺼라 선풍기를 꺼라...하시니
가족들의 고충이라니...그러잖아도 더워 죽겠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마당에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까지 틀 수 없으니 어쩌란 말인가..ㅠㅠ
그럼에도 어디 식당으로도 갈 수 없는 형편이니 이것저것 음식을 준비해서
20 명도 더 되는 식구들이 저녁을 먹고 할머니 생신 이벤트를 한다..
조카들이 할머니에게 드리는 편지며 선물이며 각자 자기의 소견대로 준비를 해서 읽고
춤추고 노래하고 할머니 사랑해요를 연달아 외치는대도
엄마는 그저 피곤한 눈으로 바라만 볼 뿐,반응이 없으시다.
자녁식사후 피곤하시다 하여 안방 우리들 침대에 뉘여 드리고 거실에서 맘껏 에어컨을 틀고
잠시 가족들이 오랫만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가 한창일 때 엄마가 부르는 소리..
달려가보니 이를 어쩔..ㅠㅠㅠ
침대에다 실례를ㅠㅠㅠㅠ 침대패드는 물론 속카버까지 다 젖었다.
정말 대략난감이다. 내색않고 얼른 옷을 갈아 입히고 침대 시트를 다시 깔고..
동생들 가족들이 대전으로, 용인으로 다 돌아가고 청주에 사는 딸래미 가족들까지
모두 돌아간 후 세탁기를 돌려서 식탁의자를 거실로 내와서 줄줄이 빨래를 널고 나니
한 밤중이다. 아버지와 엄마가 사시는 빌라 3층은 엘레베이터가 없기도 하거니와
만일의 경우 엄마는 큰 딸인 내가 모시는거로 마음 먹고 있었지만 오늘 이런 일들을 겪고 나니
정말 큰일이다 싶다.
하룻밤을 주무시며 화장실 가는 일은 또 얼마나 불편한지..
왼쪽 다리를 못쓰시는 까닭에 어른 둘이 부축을 해야 겨우 화장실을 갈 수 있는 형편이다.
그렇게 주말 밤이 지나고 이튼 날 주일 아침..
남편과 둘이 온갖 부산을 떨며 아침식사를 한 뒤에
주일예배를 드리고 병원으로 모셔다 드리기로 하고
휠체어에 태우고 내리기를 몇 번을 반복해서 교회에 모시고갔다.
오래만에 교우들을 만나고 예배 드린다는 사실에 매우 만족해 하시면서도
예배가 시작되자 곧바로 졸음무드로...ㅠㅠㅠ
"엄마 졸지 마시고 예배 드려야지..말씀 들어야지...교회 오기를 그렇게 소원을 했으면서.."
몇 번이나 깨워도 일초만에 다시 눈을 감으시니 야속하기가..
우르르 가슴이 무너지는 소리가...ㅠㅠㅠ
지난 주일인 25일부터 어제 28일까지 3박 4일간 병실에서 엄마를 돌봐 드렸다.
간병사가 휴가를 가서 내가 엄마 간병을 하기로 했는데 여간 힘에 부치는게 아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휠체어에 태우고 내리길 반복하는게 제일 힘들다.
또 잠자리가 불편한건 당연지사 감수 해야 하는 것이지만 같은 병실에 계시는
치매 환자분이 밤새 안주무시고 쉴새없이 떠들어(?) 대는 통에 고문도 이런 고문이 없다.
또 잠들만 하면 "애야 화장실.." 에고~~~수시로 드나들며 환자들의 상태를 체크하는 간호사들..
병원의 아침은 왜 이렇게 빨리 오는지...새벽녘에 잠이 드나 싶었는데
간병사들만다 자기가 돌보는 환자들을 씻기고 챙기느라 분주한 아침이 시작된다.
할머니 문병차 엄마 먹을걸 챙겨서 딸래미하고 준수가 병원으로.....
어제 처음으로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는 훈련을 하시는 엄마..
"엄마 제발..조금만 더,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오늘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
그렇잖아도 기운이 없고 기분이 별로인 환자들은 날씨에 매우 민감하다고...
오늘은 더욱 힘이 없어 하시고 통증을 더 많이 호소 하신다..
엄마를 병실에 두고 집으로 오는 발걸음은 언제나 그렇듯 무겁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무거운건 발걸음보다 더욱 더 마음이다.
매일처럼 병원을 오가는 이 일이 대체 언제쯤 끝이 날까?
사는게 뭔지....
하지만 이 또한 지나 가리니....피할 수 없으면 즐겁게..
그래도 엄마가 곁에 계심을 감사하며 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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