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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얼마나 연약한 질그릇인지..

 바로 한 순간 뒤의 일을 기약치 못하는 것이 사람임을 다시 실감한다.

 

엄마는 어제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고 계시지만

아직도 식사는 영양식을 콧줄로 드신다..

 

중환자실에서의 일주일 동안 엉덩이에 조그만 욕창도 생기고..ㅠㅠ

체위를 자주 바꿔줘야 하고 ..또 어제 갑자기 머리가 빙빙 돌고

어지럽고..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일단 간병사를 한 달 쓰기로 했다. 

 

중환자실 앞에서 끝없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지루하고

목마른 시간들을 뭐라 표현 할 수 있을까요?

 

오직 오전 오후 두 차례의 짧은 면회 시간만을

기다리며 의사들의 한마디에 희비기 엇갈리는 보호자들의 애타는 심정이란..

 

 

대기실에서 지루한 시간들을 보내며 다같이 힘들고 어려운 처지이기에

금방 가까워진다. 

보호자들이 전해주는 중환자실에 계신 환자들의 사연도 가지가지..

누구하나 절실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엄마와 같은 날  밤에 응급실로 들어오신 아저씨는 한 밤을 자고 

중요한 약속이 있어 가야 한다고 하며 부득불 퇴원 하겠다고 ...

 

목숨보다 중요한 약속이 어딨냐며  의사, 간호원 아홉 명이 들러 싸고

말렸지만 내 병은 내가 안다며 직접 주사 바늘을 뽑아 버리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소동을 부리자 죽어도 병원 책임이 아니라는

서약서를 쓰고 나갔는데 그 날밤 중환자실로 실려 왔는다

 

의사가 의식 있을때 가족들 다부르라고 한다며 대기실이 떠나갈듯 울고 또 울며

아들이며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는 모습이 어찌나 안타까운지

실례를 무릅쓰고 어제 응급실에 같이 있던 사람이라고 하며 저도 엄마 때문에

어제부터 암것도 못먹었다고 ...같이 주스라도 한 잔 마시며 정신을 차리자고..

몸을 부축해 병원 카페로 내려와서 토마토 주스와 샌드위치를 사서 함께 먹고..

의사들은 원래 그렇게 최악의 경우를 말하니 힘을 내자고 위로했다

 

그리고 왜 퇴원을 말리지 않았냐고 하니 말리면 의사와 한 통속으로

자기를 병원에 가둬 두려고 한다고 더 난리를 칠게 뻔해서 가만 있었는데

이렇게 후회스럽다고 하며 하루 아침에 무슨 날벼락이냐고 한다..

 

엇그제 서울에 사시는 큰 언니라고 하며 동생에게 들었다며

병원 식당 쿠폰을 다섯장이나 끊어다 주시며 그 날 너무 고마웠다고..

 

 

스물 다섯살된 아들이 학교 기숙사에서 핸드폰이며 시계를 풀러 놓고 잠깐 운동하고

오겠다고 나가서 쓰러져서 뇌를 크게 다쳐 몇 시간의 대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있는데

서울에 살고 있는 부모들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와 

엄마가 울고 울고....그 이틑날 밤엔  잠깐 눈을 붙였는데 가위에 눌려

마구 헛소리를 하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란 차마 ...

.

병실로 올라가며 간병인을 구할수 없다고 하기에 이리저리 연락을 해서 간병인을

구해줬는데..병원 복도에서 만났는데 어찌나 반가워 하며 그 날 정말 고마웠다고하며

아들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금요일 밤엔 대기실 한쪽에서 우리 아버지 어쩌면 좋으냐며 서럽게 울고 우는

40대 초반의 딸....울면서 꼬박 한 밤을 새우고 토욜 아침에도 울고만 있기에

다가가서 꼭 안아주며 괜찮을 거라고 하자 핸드폰에 있는 아버지 사진을 보여주며

너무너무 사랑하는 아버지라고....아버지 연세를 물으니 92세라고..

가벼운 장염으로 입원 하셨는데 음식을 드시다가 사래가 걸려 음식물이

폐로 들어가 폐렴이 되어 의급한 상황이라고,

 

연세가 많으셔서 회복이 어렵다 한다고.하며 숨이 가파 울지도 못할 정도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기에 우리 엄마는 이러이러 해서 오셨다고 하며 우리 다같은 처지니

서로 위로하자고 하며 등을 토닥여 주니 내 품으로 쓰러져 울고 또 울기를 한참이다.

얼마후..마음이 좀 진정 됐다고..고맙다고...

 

오늘 중환자실 대기실에 놓고 온 물건이 있어 가지러 갔다가 만났는데

밝은 얼굴로 아버지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며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한다.. 

 

30대 후반의 젊은 남자는 어머니때문에 중환자길 대기실에 살고(?) 있는지

넉 달이 지났다고 하는데 대기실의 반장(?) 같다.

내가 처음 갔을때도 그랬지만 누가 처음 오면 경황이 없어 준비없이 간 보호자들에게

자기의 담요도 내주고 여간 친절한게 아니다.

슬리퍼를 사러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하자  뭘 사느냐고 우찌하다가

자기에게 슬리퍼가 하나 있다고..친히 슬리퍼를 깨끗이 닦아다 주는게 아닌가.

 

하루 세끼를 모두 대기실에서 혼자 해결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려

동생이 왔을때 집에 들려 준비물을 챙기고 열무김치며 반찬 몇가지를 갖다줬더니

얼마나 고마워 하는지..

 

엇그제 주일날 오후엔  보은에서 오셨다는 할아버지께서 당신이 얼마나 빠르게

구급차를 불러서 할머니를 모시고 왔는지..

어떻게 할머니께서 목숨를 구했는지..자랑(?)스럽게 구구절절 말씀을 하시는 도중

간호사가 나와서 할머니가 배가 고프시다고 하시니

간단히 할머니가 즐겨 드시던 빵 같은거라도 사오시라 하니

갑자기 오느라고 지갑을 안갖고 오셨다고...아들이 오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는데

어쩌냐고 당항하신다..다행이 오전중에 친구가 사다준 부드러운 크림빵이 있어서

이거라도 우선 드시라고 했더니 여간 고마워 하시는게 아니다.

그 할머니는 오늘 퇴원 하셨다고.. 

 

그런 중에서 일주일 동안 돌아가셔서 나가는 환자들도 몇이나 보았다.

 

오늘 아버지께서 밤에 비가 온다고 텃밭의 상추며 오이며 갖가지 채소를

뜯어 왔는데 먹을 사람이 없다고 하시기에

얼른 아버지 집으로 가니 커다란 장바구니로 가득이다.

채소들을 갖고 와서 엄마 병실의 환자들과 간병인들,

그리고 중환자실 대기실의 지인(?)들에게 나눠주니 상추며 오이가

정말 싱싱하다며 얼마나 좋아들 하는지..

누군가 밥을 해왔다고 상추쌈 싸서 같이 밥먹자해서 함께 먹었다

산이 높고 험해도, 바다 깊고 깊어도 함께 나누는 세상이다.

함께 하면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

 

 

울 교우들이 자주 찾아와 엄마를 위해 기도 해주시고 힘주시고 위로 해주시니

얼마나 감사하고 감사한지...교우들 없으면 어찌 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다.

 

 모처럼 일찍 집에와 베란다를 보니 수국이 활짝 피여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율마 7형제들도 더 푸르고 더 싱싱한 모습으로

나를 반긴다...

 

사랑하는 울 엄마..병실에 올라와 누가 제일 보고 싶으시냐 물으니

"엄마 울 엄마" 하신다 외할머니 돌아가신지가 어언 20 년도 넘었건만..

정말 외롭고 힘드시니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 싶으신 울 엄마다..

 

"엄마 엄마 보고싶어? "응"

"그러니까 힘내서 일어나야지"  "

엄마 없으면 내가 엄마 보고 싶을때 못보잖아..알았지? "

"엄마 하나님 의지하고 힘내서 일어 나는거지?"

"응"

 

엄마.~~`엄마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누구에게나 엄마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다..

 

2012년 봄, 제주도 섭지코지에서 세 딸들과 함께..

 

세 딸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엄마 참 좋아 하셨는데

올 봄에 또 가자 했는데 일이 많아서 가을로 연기한게 여간 마음에

걸리는게 아니다...

 

이래서 부모님께는 다음이 없나보다.

효도하려 했더니 부모님이 안계시더라는 이야기가 바로 내 이야기는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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