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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3종 셋트~~강낭콩, 올갱이, 머위.....
아침도 안먹은 시간인데 전화벨이 울린다.
핸드폰이 아닌 집으로 오는 전화는 100% 아버지라는거.
"올갱이 잡으러 갈까? 머위대도 베고.."
오늘 산성 가려고 했었는데..그럼에도 "알었어요..9시에 내려 갈께요.."
지난 번에 쑥베고 올갱이 잡으려고 했는데 갑자가 비가 오는 바람에...올갱이는 못잡고 왔으니
오늘 가자고 하신다..
며칠 전 아버지와 남편과 함께 쑥을 많이 뜯어왔다.
아니 아버지가 낮으로 베어다 주시면 우린 돗자리 펴고 앉아서 위에 연한 순만 따는 것이다.
이렇게해서 2덩이는 현미찹쌀로 인절미해서 아침 대용으로 먹고 2덩이는 냉동실에 보관했다
겨울에 먹으려고...
청천 어디쯤이다.
엄마 살아 계실때 ~아프시기 전엔 우리의 년중 나들이였다
도시락 싸고 과일이랑 가져가서 바로 요자리에서 아버지가 머위대 베어다 주시면
돗자리에서 엄마와 함께 잎파리 따고, 뽕나무 가득 열린 오디 따서 먹고, 개울가에서 올갱이 잡아 오는것
이름하여 우리들의 3종 셋트였다.
엄마가 편찮으셔서 병원으로, 요양원에서 계셨던 2년 동안은 여길 오지 않다가
지난 1월 엄마가 돌아 가시고 엄마 없이 이곳엘 왔다.ㅠㅠ
울 엄마...보고 싶은 엄마..그리운 엄마...
아버지도 이렇게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시며 엄마를 그리워 하시거란 생각에.ㅠㅠ
아버지 머위대 자르시는 동안 난 폰으로 사진 찍기~`
2010년 아버지와 엄마가 함께 똑같은 이 길을 ..걸었는데 ㅠㅠㅠ
일단 머위대를 다베고 올갱이를 잡으려 개울로 내려가니 엥?
올갱이는 다 어디로 갔을까?
그리하여 청천을 한참 지나 동네도 잘 모르는 곳으로 갔다.
다만 "금평교" 라는 다리 아래로 내려 갔는데..
여기도 올갱이는 출장을 갔는지....아버지 옷만 버렸다는거 ㅎㅎㅎㅎ
그리하여 다시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금관 숲으로 왔다.
울창한 숲이 우거져 아주 시원하기로 유먕한 곳이다.
하지만 여기 금관 숲뒤 개울에도 올갱이는 없다는거..
다시 옥화대로...아버지 말씀인즉 "이왕에 나왔으니 나들이 삼아 가보자..."
여기도 올갱이는 꽝....
올갱이는 못잡았지만 가져간 과일이며 엇그제 만든 현미찹쌀 쑥 인절미랑 커피랑 먹으며
앉아 있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
그리고 "로마의 후일"이라는 예쁜 펜션을 발견했다.
펜션 주변을 온갖 꽃으로 가꿔 놨는데 정말 예뻤다.
언제 시간이 된다면 한번 가보고 싶다.
옥화대에서도 헛탕을 치고 그냥 집으로 오던 길인데 운암리를 지나는데
사람들이 다리 아래에서 무언가 잡고 있으니 이건 분명 올갱이렸다.ㅎㅎㅎ
약 1시간 반 동안 잡았는데 나름 많이 잡았다. 올갱이는 저녁무렵에 잡아야 한다고,
해거름이면 올갱이들이 모두 밖으로 나온다고..
울 남편...올갱이 잡는데 재미 들렸다. 다음엔 오후에 또 오자고 하네.
바락바락 씻어서 해감 하라고 놨는데 준수와 둥이가 머릴 맞대고 ...
거실에 올갱이들이 이리저리 굴러 다닌다..ㅎㅎㅎ
이건 어제 아버지 밭에서 따온 강낭콩
집에 들어온 시간부터 컴에 앉기 전까지 콩까랴...올개이 챙기랴...저녁하랴...머위대 삶으랴..
에구 바쁘다 바뻐...사이사이 준수 책 읽어주랴..
책은 엄마도 하비도 아닌 꼭 할미보고 읽어 달란다
한창 바쁠땐 이것도 야속하다..ㅋㅋㅋ
오늘의 3종 셋트...오디는 대신 강낭콩이다.
엄마는 뭘로 대신 할게 없다.ㅠㅠㅠㅠ
내일 새벽에 교회 가져가 나눠 주려고 봉지봉지 담아 놓고...
이제부터 머위대 줄기를 까야 한다는거...에고~~~`
그럼에도 복잡한 일 생각지 않고 이렇게 하루를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아버지와 함께 한 하루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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