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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7, 월요일
태풍 "마이삭"에 이어 "하이선"이 또 온 나라를 뒤집고 지나갔다.
마이삭 때 입은 피해복구를 다하기도 전에 또 엄청난 피해가 났다.
이럴 때는 바닷가에 살지 않은 게 다행이다 싶다.
혹시 모를 비 피해는 없을까 싶어 하루 종일 교회에서 비상근무(?)를 하고 와서
베란다에 나갔다가 줄줄이 피어 있는 호야꽃들이 주인장의 사진빨도 받기 전에
벌써 하이라이트를 지나 시들어 가고 있었다. 이런~~
나이가 들어 가고 힘이 달리니 요즘 인기 예능 프로인 "신박한 정리"가 아니더라도
벌써 오래 전 살림살이며 옷가지며 심지어 그 많던 책까지
말 그대로 줄이고, 나누고, 버리고를 했지만 베란다 초록이들과
다육식물은 줄이지 못하고 나누지도 못하고 그 게 뭐 대단한 것 인양
베란다 가득 발디딜틈도 없이 가득했던 것들을 과감히 정리했다.
살림살이 옷이며 이런 것들은 남도 잘주고 버리기도 잘하는데
풀 한 포기, 잡초 한포기라도 쉽게 뽑지 못하고 하다 못해 남이 버린 지저분하고
시들한 화분까지 주어와 델고 살다 보니 베란다는 늘 차고 넘쳤다.
정말 줄이고 나누고 버리고가 절실히 필요한 베란다. 하여
다육식물들은 대부분 이집사의 느릿제로 보내고
좀 아니다 싶은 초록이들은 눈물을 머금고 엎어(?) 버렸다.
좀 아쉽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한 이름하여 시원섭섭이다.
헐렁해지고 느슨해진 베란다에서 비 오는 오늘 저녁 돗자리 깔고
전기 그릴에 닭갈비 구워먹었다, 마치 캠핑(?) 온 것 같았다.
어제 점심엔 라면도 끓이고, 비 오는 말은 역시 라면이다...
별들이 쏟아지는 것처럼 호야꽃이
쏟아진다......
꽃을 보기 힘든 여름 베란다에 핑크~`핑크
핑크빛 호야꽃들이 줄줄이 달려 있다.
호야는 키우기가 까다롭고 꽃을 피우기는 더욱 어렵다고 하는데
울 집 호야는 해아다 꽃을 피운다 그것도 줄줄이....
호야 꽃은 별 속에 또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사랑스러운 꽃이다.
호야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보통 2~3년은 지나야 하는데 줄기가 열 마디가 자라면
그 겨드랑이(?)에서 꽃대가 나온다. 이 때 줄기가 말라 시든 것처럼 보이기도 하여
싹둑 잘라버리면 아니~~아니 된다. 줄기가 마른 듯 보여도 줄기와 잎 사이에서
새 잎이 나오기 때문이다.
호야의 꽃말은 "고독한 사랑"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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