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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5

며칠 전 큰 손자 준수의 전화..

"할머니 언제 오시나요?

"15일에... 왜 그러는데?

"할머니 바쁘지 않으면 제가 좋아하는 것 좀 해오시라고요 "

"좋아하는 게 뭔데..?

"그...가루로 하는거 있잖아요.. 가루를 끓이는 거.."

"아.. 도토리 묵...?

"맞아요.."

"그리고 할머니 만두요..."

"그건 벌써 만들어서 냉동실에 있지"

"마지막으로  고기에 김치를 돌돌 말아서 먹는 거 있잖아요"

"음... 아 등갈비 묵은지찜?"

"예.. 그걸 좀 해오시면 좋겠어요"

 

"그럼요  손자들 보러 가는데 그것쯤이야 뭐..... 알았다"

"네.. 할머니 감사합니다 끊어요"

 

어릴 때  우리집에서 만 3년을 같이 살았으니 할머니 입맛 그대로 배웠다.

하여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 피자, 햄버거는 아예 안 먹는다.

 

기다려라.....할미가 간다...

 

 

지난 12월 제주도 오라버니네 귤 농장 귤 따러 갔을 때

귤밭 위로 도토리가 얼마나 많이 떨어져 있던지 50kg를 주었다.

 

 

 

 

맨날 만드는 만두인지라 사진도 안 찍었다.

전에 사진...

 

30개씩 다섯 봉 다리...

 

 

돼지 등갈비 핏물 빼고,

양념에 재워 하룻밤 냉장고에서 숙성시키고,

묵은지에 돌돌 말아 진하게 우려 낸 멸치 육수를 넣고

푹 끓인다.~~ 내가 하는 묵은지 등갈비찜.

 

묵은지가 말 그대로 노긋노긋 말랑하게 푹 무르도록 중불에서 한참을...

 

준수 말대로 도토리 묵 쑤고, 만두, 등갈비 묵은지찜 싣고 

남편과 함께 3시간을 달려 사천 딸네 집으로..

군부대 인지라 관사에 들어가는 절차가 복잡하다..

 

 

 

 

 

 

 

 

 

 

 

 

 

 

 

 

 

 

 

짧은 2박 3일.... 군부대 앞에서 헤어지는 시간...

"할머니 할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막둥이 준석이가 할머니 가지 말라고... 할머니를 애타게 부른다 ㅠㅠ

 

 

할머니를 할아버지를 그렇게 애타게 찾으며 울었지만

10분도 안되어 무지개 해안도로에 가서 초콜릿을 먹으며

할머니는 까맣게 잊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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