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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4, 27일 토욜..
울 남편은 소방수(?)다.
그렇다고 남편이 소방대원은 아니다.
다만 우리 가족들이 아니, 나하고 딸이 붙여준 별명이다.
소방수라는 별명이 붙여진 첫째 이유는 물론 불을 잘 끄기 때문이다.
온 집안의 불을 환히 밝혀 두는 나와 반대로 남편은 수시로 불을 끈다.
내가 주방에 있다가 잠시라도 안방이나 화장실이라 다녀올라치면
영락없이 불을 꺼놓기가 일쑤다.
하여 우리 부부싸움의 70%는 불 때문이다.
제발 불 좀 끄지 말라구....
심지어 출근을 하면서도 주방 불을 끄고 나간다...내가 잠깐 베란다에 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 올라오는 분노 게이지가 끝간데 없이 올라간다.
남편은 집 불만 잘 끄는 게 아니라 교회 불도 얼마나 잘 끄는지..
주일 오후예배 마치고 목사님 빼고 가장 늦게 나가는 사람이 남편이다.
옥상에서 부터 차례로 각 부서마다 다니면서 안전점검을 하기 때문이다.
웃으라고 좀 웃으라구......ㅎㅎ
그런데 이 남편은 전기불만 잘 끄는 게 아니라 마누라 감성의 불을 한순간에
꺼버리는 능력(?)자다.
마누라가 상상의 나래를 펴고 세계 여행이라도 할라치면 어김없이
돈은 어디서 나오느냐...철이 있기는 하냐....하면서
불 타오르는 내 마음에 찬물을 확 끼얹는다....
2019년이 시작 되면서 마누라의 관심은 온통 두 번째 서른, 이름하여 환갑여행이다.
환갑여행...ㅎㅎㅎ 뭐 그리 대단하냐고 자기 환갑도 그냥 지나갔다고..
하며 이 소방수 아저씨가 또 찬물을 껴 얹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환갑여행을 갈거라고..그것도 스페인, 포루투칼로 갈거라고...
틈만나면...남편 귀에 못이 박히도록 주입식으로 자꾸 집어 넣는다
그런데 이 게 웬 일...~~~~!!!! 지난 1월 남편이 내미는 통장...헐..
매월 10만 원 씩 5년 만기 적금통장이다.
"당신 환갑여행 경비라고....ㅎㅎㅎㅎㅎ"
평생 제대로 된 생일 선물 한 번 못 챙겨줬노라...
이 통장은 당신 환갑..이 때를 위하여 준비 했노라....ㅎㅎㅎ
소방수 남편이 내 평생에 가장 핫한 선물을 했으니 드뎌 내일 주일 예배를 드리고
출발이다....원 생일은 가을이지만 5월 1일 근로자의 날, 또 어린이 날..연휴까지 계산해서
이 봄에 미리 환갑여행을 가게 되었다.
3월부터 시작된 우리마을 심방이 오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4월 한 달 일정표가 아주 빽빽했지만 ''
가정마다 주시는 심방의 은혜가 얼마나 넘치는지...가정이 회복되고, 치유가 일어나고
부부가, 부모 자녀가 서로 용서하는 화해의 물결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심방이었다.
심방도 마치고 울긋불긋 온갖 꽃들과 초록초록, 연두연두 싱그러움 가득한
이 축복이 계절에 두 번째 서른, 환갑 여행...갑자기 여행의 기대감과
설레임이 몰려 온다...
방금 가방을 다 꾸리고 내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출발이니 울 소방수 남편 최고...
게다가 사위와 딸이, 며느리,아들이 챙겨준 두둑한 용돈도 있으니...
(엄마 아빠 해외여행.+ 엄마환갑 + 어버이주일)용돈을 모두 합해서 가능하면 많이 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정말 잘나신 김여사다..
준수는 자기 돼지 저금통을 잡아 주겠노라 했지만 돼지는 할머니 70 여행 때 잡으라고 ~
울 블친님들 다녀와서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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