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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톱스를 아십니까?

리톱스는 아프리카에 사는 식물인데 몸 값이 몇 천 원부터 십만 원이 넘는 것도 많다.

오늘의 이야기는 준수의 "리톱스 이야기" 다

 

 

준수네 베란다 작은 다육이들...

1층에 사는 탓에 여름엔 베란다 문을 열어놓는데 오가는 관사 사람들이 준수에미에게 하는 말인즉

애 셋을 키우면서 언제 식물을 키우냐고 한단다..

.이건 준수에미가 키운다기보다 준수가 키우는 것이다.

 

준수가 식물을 좋아하고 다육이도 좋아하는건  

아마도 할미집에서 집에서 몇 년을 같이 살아서 그런가 보다.

 

 

준수, 지수가 각자 키우는 율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율마 물 주기...

 

"할머니 이 율마는 언제 할머니 집 율마처럼 크나요?"

"할머니도 처음엔 이렇게 작은걸 키우기 시작했다 준수가 스무 살이 될 때쯤이면

할머니 집 율마 차럼 크게 자랄 테니 잘 키우렴.."

 

"헐~~ 언제 스무 살이 되냐....ㅎㅎㅎ"

 

 

코로나로 인하여 몇 달이나 학교를 안 가는 준수...

동생들은 모두 어린이집에  가고 준수는 날마다 꽃집이며 다육이 매장 구경을 다니던 어느 봄날.. 

준수가 울면서 전화를 했다.

 

"할~머니 흑...ㅠㅠㅠ"

"무슨 일이야 준수 왜 울어? 엄마는 어딨어?"

"운전해요" 

"왜 우는데?"

"엄마랑 다육이 파는데 구경 왔는데 엄마가 리톱스를 안 사줘요"ㅠㅠㅠ

"비싸다고요.. 하나에 3만 원이래요"

"엄마는 아빠가 돈도 많이(?) 주는데 3만 원이 비싸다고 안 사줘요..."

"와 비싸긴 하네.. 그런데 준수야 잘 찾아보면 싼 것도 많이 있으니 다음에 또 다른데 가봐"

할미 말을 듣는지 마는지 전화를 끊는다....

 

어린것이 리톱스를 안다는 게 참....

 

그러도 또 며칠 후....

준수의 전화다...

 

"할머니 저 원 풀었어요"ㅋㅋ

"원을 풀었어? 무슨 원이 있었어?"

"예.. 리톱스요.. 오늘 리톱스를 샀어요,,, 원을 풀었어요.."ㅋㅋㅋ

 

"그런데 3만 원이 아니라 3천 원에 샀어요.. 화분에 옮겨 심어서 집에 가는 중이에요"

"할머니 빨리 저의 집에 오셔서 구경하세요""

 

 

 

1학년 준수의 발표 내용을  할미가 직역을 하면?~~

"리톱스의 특징"

"이 식물은 다육이 중 리톱스야."

"이 식물은 살짝 까맣고 엉덩이 모양이고 크기는 1,2 센티 정도야, "

"그리고 가격은 한 3만 원 정도 되고, 그런데 나는 3천 원 정도로 샀고.."

 

"가격이 왜 비싸냐면 구하기도 힘들고 키우기가 어려워, 그래서 가격이 비싼 거야"

"그리고 색깔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자색, 갈색 연보라색이야, "

"줄무늬 같은 경우에 다 똑같은 검정이야...."

 

어느 날 학교에서 발표하는 시간에 다육이 얘길 발표했는데

다육이를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고 더욱 선생님도 리톱스는 처음 듣는다고 하시며

준수는 아주 특별나다고 ....

다육이 모르는 친구들이 너무 안타깝다(?)고 하는 준수다..

 

몸 값 좀 한다는 리톱스들이다...

"준수야... 이 게 바로 그 몸값 좀 하는 애들이다...ㅎㅎㅎ"

"지금  3천 원짜리 리톱스 잘 키우면 나중에 이런 리톱스도 키우게 될 거야."

 

꽃집에 구경을 가면

"사장님 구경 좀 할게요~~" 하며 들어간다고

이런 애는 처음이라고 꽃집 주인들이 이뻐해 준다고..

 

 

 

이렇게 꽃을 좋아하고 식물을 좋아하니

주말이면   숲이나 식물원 나들이를 자주 가는 준수네다.

지난겨울엔 엄마가 대파를 사다 싹둑 잘라 쓰고 버린걸(엄마 둘째 동생을 낳고 돌보느라 정신이 없던 때)

준수가 화분에 심어서 겨우내 파를 키워 먹었다고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고 흐뭇해하는 준수다.

 

둥이네 정원 사장님이 주신 바위솔...

(어린학생이 다육이에 이렇게 관심이 많다며 선물로 주심)

"준수야 잘 키워라"

 

 

실내 클라이밍은 준수가 아주 좋아하는 취미생활인데

지금은 중급반이라며 손바닥의 굳은살을 보여준다.

"할머니 저는 거미손입니다"

 

 

 

 

요즘은 방학이라 하루 종일 관사 안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친구들과 노느라

아침에 나가면 점심 먹으러 오고 점심 먹으면 저녁이나 돼서 들어온다고..

 

"할머니 저는 받아쓰기, 수학 곱하기 이런 거 빼곤 다 재밌어요"

"아이고~~ 그래도 한글은 정확히 알아야 돼,, 한국 사람이니까 한글은 읽고 쓰고 해야지.."

 

"곱하기 더하기를 못하면 마트에서 뭘 사고 거스름 돈도 잘 못 받아.."

"뭐 살 때  돈 내고 거슬러 받고 이런 거 할 정도는 알아야 해 알았지?"

"예.."

 

옆에서 듣던 준수에미 또 뒷목 잡고 쓰러진다.

 

"환장햐"

묻는 손자도 답하는 할머니도 똑같은 수준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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