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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5. 10 

아파트 베란다 거실 창으로 아카시아 향기가 코끝으로 전해 오는
싱그런 오월의 아침,
 
청소기를 밀며 베란다 식물들에게 물을 주는 분주한 손놀림 속에
살짝 흥분이 된다고 할까?
설레임이라고 할까?
 
오늘 이야기 할머니 첫 2박 3일의 연수를 받으며 같은 방을 썼던
룸 메이트들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꼭 1년의 만남이다.
 

전주, 분당, 안성, 청주 각기 다른 곳에 살기로
오늘 우리의 모임 장소는. 모두 오기편한  중간 천안 화수목정원이다.
 
전주에서는 기차를 타고 천안으로.. 그리고 안성 할머니가 픽업하기로..
분당 할머니는 자가...나 역시 차를 몰아 화수목에 도착이다.
 
약속 시간 11시 보다 20여 분 일찍 왔기로 먼저 매표를 하고
들어와 정원 한 바퀴 돌며 사진을 찍었다.
 
화수목에서는 6월부터 수국축제를 한다고 한다.
 

헐~~!!
입장료가 또 올랐네
지난번 왔을때는 6.000원이었는데 8.000원으로 인상되었다.
 
경로는 5.000원, 그나마 70세 이상이라고, 대부분 65세 이상을 경로로 하는데...
암튼 신분증 필수라고,
 
 

 
 

 
 
 
 

11시가 되자 분당의 할머니가 도착하고,
곧이어 전주, 안성의 두  할머니들이 도착이다.
 
23년 4월 안동에서 2박 3일의 연수를 마치고
1년이라는 세월 속에 모두가 1년 여의 교육을 잘 이수하고
각 기관에서 열심히 이야기 할머니를 활동을 하는 우리 15기 동기들이다.
 
연수 때,  한 방에서 잠을 잔 아주 특별한 룸 메이트들이다.
 내가 방장을 맡았기로 (사업단에서 그렇게 지정해서 나왔다)
나름 잘 배려하고 챙기려고 했던 내 마음을 알아주고 최고의 방장이라고
앞으로도 쭉~방장이라고 ㅎㅎㅎㅎㅎ
그러지유... 뭐, 방장 어렵나요? ㅎㅎㅎ
 

 
 
 

반가움에 서로 얼싸안으며 격하게 반가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빨간 파라솔 밑에서 초보 이야기 할머니들이 서로의 활동을
보고(?) 하듯이 꺼내 놓는데 어찌나 재미있고 웃음이 나던지
주변에 누가 있든 말든 목소리가 커진다.
 
특히 나의 암행어사 출두에 아직 암행을 받지 않은 할머니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은 시험을 앞둔 아이들같다. ㅎㅎㅎ

 

 

 
 
 

 "삼동소바, 돈가스" 예쁜 꽃들이 가득한 정원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소바가 시원하고 달큼하니 맛있다.
 
멀리서 왔으니 제일 가까운 곳에 사는 점심은 내가 산다 하니
분당 할머니가 커피와 빵을 사겠다고 이건 우리의 "상 턱"이라고 한다.
 
지난 12월 수료식 때 510명의 수료생 중에서 15명 주는 상을 우리
108호 방에서 2명이나 나왔다고 이건 다 방장의 "기" 때문이라 한다.
하여 뒤늦은 "상 턱"을 룸메이트들에게 쐈다.
 
 

 
 
 

점심을 먹고 정원을 산책하며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진다.
아이들의 기이한(?) 질문 대처법, 요란하게 혼자 떠들어 주위를 산만하게 하는
아이 대하는 법, 혼자 할머니 관심을 끌려는 아이 대처법,....
 
산책을 하다 말고 소나무 숲에서 상을 받은 두 할머니가 이야기 시연을 했다.
분당 김할머니의 시연이다.
 
어쩜 목소리가 저리도 포근할까?
차근차근  풀어내는 이야기 시연에 모두 박수로 화답이다.
그러고 보니 내는 너무 목청이 크다 ㅎㅎㅎ
 
청주의 김할머니 시연에 전생에 호랑이였나 호랑이 전문이라고 ㅎㅎㅎ

전주, 안성할머니들의 시연은
다음 모임에서 하기로...
 
 

 
 
 

 
 

500여 평의 넓은 대지의 전원주택을 가꾸며 사는 안성의 김할머니가
탐내던 이 꽃은 "위실" 이란다.
나도 처음 보는 꽃인데 꽃댕강과 닮았는데 꽃댕강은 위로 크고
위실은 축축 늘어지는 수형이 특징이란다.
 
500평의 넓은 정원을 가꿀 줄 몰라 너무 힘들다는 안성 할머니에게
내게 100평만 때어 주면 내가 가서 정원을 가꿔주겠다고 하여 또 한 번 ㅎㅎㅎㅎㅎ
 
 

 
 
 

마지막 코스 화수목 카페,
2층으로 올라가니 다행히 손님들이 없어서
마음 놓고 웃고 떠들었다.
 
이야기 할머니로서의 고충과 기쁨, 삶의 에너지를 서로 나누다 보니
카페에서만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안성의 김할머니는 암기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가족들이
엄마 힘들어 보인다고 그만두라고 했다나 에고 ㅠㅠ
 
일주일에 새로운 이야기 한 편을 암기 한다는 것은 
이야기 할머니들의 다 같은 고충이다.
 
 
우리 룸 메이트였던 파주의 김할머니는 연수 후에 그만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교육울 중단하여( 많이 다쳤다 ㅠ) 마음이 아팠는데
올 24년 16기 이야기 할머니로 새로 원서를 넣어 다시 합격하여
연수를 마쳤다는 연락이 있던 차에 전화를 걸어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다음 모임에는 꼭 합류하라고,  16기니까 우리의 후배다 ㅎㅎ
 
 

 

헤어지기 전에 우리는 대한민국 K할머니라는 자부심을 갖자고..
남의 손주들 잘 교육하고 잘 키우는 것이 곧 내 손주를 잘 되게 하는 것이라는
사회적 책임감을 갖자고, 우리는 사회적 할머니라고 하자
 너무 멋진 말이라고 하며
역시 방장이라 하니 또 내 자랑질인가? ㅎㅎㅎ
 
다음 전주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전주, 안성, 분당, 청주.... 집으로 차를 달린다.
 

화수목정원, 좀 더 일찍 튤립이 피고 수선화가 피는
4월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약간의 아쉬움을  있지만.. 
세상에 모두 다 좋은 법은 없으니... 우리 룸 메이트 할머니들
암행 잘 받으시고 모쪼록 건강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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