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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5, 14일 
 
5월 15일. 스승의 날이다.
예전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교사의 권위가 많이 퇴색되었지만.
 
스승의 날을 맞아 
초등학교 3학년인 사촌 동생의 손녀 딸이 다니는 학교에 가서 
일일 명예교사를 했다.
 

 

장미가 흐드러진 5월이다.

이렇게 좋은 계절 5월은 행사도 많은 달이다.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아침부터 흥분이 돼서 한복 입고 셀카도 찍어 보고
아이들에게 이쁘게 보이려고 ㅎㅎㅎㅎ
 


 

오전엔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이야기 할머니 수업을 했다.
아가들이 단 세 명이라 집중도 잘하고 하나하나 눈맞춤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오른쪽 "산이"는 매 시간마다 할머니에게 손하트를 뿅뿅 날리며
사랑 표현을 한다.
 
 
 
 

오늘의 이야기는 "한석봉과 어머니"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 절에서 글공부를 하다가 집에 온 석봉이를 보고
어머니가 호롱불을 끄고 "나는 떡을 썰 테니 너는 글씨를 쓰거라"
너무도 유명한 말..ㅎㅎ
 
어찌나 대답도 잘하는지....
 
 

매주마다 뽀뽀를 받는다
이렇게 사랑을 받으니 생활에 활력이 뿜뿜이다.
 
 

오후 12시 40분...  5교시 수업에 이야기 할머니로...
어린이들이 손수 그린 포스터...
 
 

선생님에게 사랑의 쪽지를 적어 빼곡히 붙여놨다.
 
 
 

칠판에 김영실할머니를 써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작 전에 도서상품권을 놓고  "할머니를 이겨라 가위, 바위, 보"~!!!
끝까지 남는 친구에게 줬는데 열기가 어찌나 뜨겁던지 ㅎㅎㅎㅎ
 
 
 

 사진을 좀 똑바로 찍을 일이지...조카에게 하는 말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들어가기 전에 살짝 당황했다.
오늘 들려줄 이야기 "느릅나무와 소년"의 제목을 말하고 가방에서 그림판을 꺼내는데
아이들이 "한석봉이다. 한석봉" 하는 게 아닌가
헐~~ 이를 어쩔 ㅠㅠ
 
유치원에서 한석봉 이야기를 들려주고   가방에 그림을 바꿔 넣어야 했는데
원고 외우기에 온 신경을 쓰느라 그림 챙기는 걸  깜빡했다는..
하지만 얼른 사태를 수습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니 걱정과 달리 이야기가 막히지 않고 술술...
 
 
 

느릅나무와 소년, 요약해 보면?
 
엄격한 신분제도 사회였던 조선시대에 천민으로 태어나 이름도 없는 노비 아이가 
산에 나무 하러 갔다가 바윗돌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작고 마른나무 느릅나무를 보고
마치 자신을 꼭 닮은 것 같아 
안타깝게 여겨 넓은 땅에 옮겨 심고 정성을 다해 사랑의 마음으로 살펴주었다.
 
봉수대를 지키는 병사에게 느릅나무만은 절대 베지 말라고 부탁하며 나무가 성장하면
그 나무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무가 성장했을 때는 나무가 아파할까 봐 이름을 새기지 않았다.
아이의 바람대로  사람들은 느릅나무 그늘에서  편히 쉬면서 노비 아이를 기억해 주었다는
이런 내용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암기하면서 소년의 마음에 동화되어 눈물이 나기도 했다
 
양반집의 노비로 이름도 없이 자기 일도 힘들 텐데 
힘든 산길을 마다하지 않고 부지런히 나무를 찾아가  풀을 뽑고, 잔가지를 쳐주며 
나무를  키우는 아이. 그 나무가 자라면  자신의 이름을 짓고, 나무의 몸통에 이름을 새겨
오래오래 사람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랐던 아이지만
나무를 사랑하기에 나무에  상처를 내면서까지 이름을 새기고 싶지 않았던 아이,
그런 아이의 마음을 잘 전달하기 위해 감정을 넣어 이야기를 전달했다.
 
40분 수업인지라 느릅나무를 마치고 시간이 남아
은혜를 모르는 호랑이를 주제로 한 "토끼의 재판" "효심으로 어머니를 구한 분희"까지
내리 세 편의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두 번을 하고 아이들이 "한번더"....를 외치자 선생님이 물을 갖다 주시더라..
 
마치기 전에 다시 한 번 "가위, 바위, 보 게임을 하여 이번에는 이긴 사람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진 사람에게 도서상품권을 줬다. 끝까지 열기가 후끈
 
 

도서상품권을 못 받은 마음을 간식으로 ㅎㅎㅎ
오늘 수업을 위해 간식을 준비했다.
 
마지막까지 훈훈하게...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던지...
 

 
 

단양에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수령 300년이 넘는 노거수 느릅나무
 
높이 높이 뻗어 가는 느릅나무처럼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높이 높이 쭉쭉 뻗어 나가길 바라본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시는 스승의 마음은 어버이시라.."
"아~~ 아 고마워라 스승의 은혜,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포스팅을 하며 스승의 노래가 생각났다
이 노래를 불러 주고 마쳤으면 좋았을걸...
 
나도 초등 1학년때 담임이셨던 김영숙 선생님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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