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4. 6. 15

 

 굵은 빗방울이 후두득 차 유리창에 떨어지기로 "비 온다" 했는데
반가운 마음도 잠시 비는 여우비처럼 한순간 후드득 떨어지곤
햇빛이 따갑게 내리쬔다.
 
금강수목원 시원한 나무 그늘 정자에서 김밥이랑 과일을 먹었다.
혹시나 밥 때가 늦어질까 싶어 김밥을 사왔다.
마침 바람도 불어 주니 고마운 일이다.
 
곧바로 메타쉐콰이어 길로~~
 
그런데 요즘 금강수목원 특파원이신 블친 sugee님의
수목원 소식이 뜸하다.
 

질펀한 메타 길을 생각하며 일단 바지를 둥둥 걷어 부쳤구먼
땅은 보다시피  이렇게 마르고 쩍쩍 갈라졌다.
 
비가 간절하다
비가 와야 한다. 
 

일단 걷기 전에 인증을 했다.
발을 씻고 막 떠나려는 애기 엄마에게 부탁..
이런 걸 부탁하는 건 언제나 내 몫이다.
 
남편은 입이 없나...참 ㅎㅎ
 

 
 
 

땅은 갈라져 있어도 발바닥에 닿는 촉감은 차갑다
아니 시원하다......
 
일단 사람들이 많지 않아 좋았다.

느긋하게 걸어보자....

 
 
 

 

 작약도, 장미도, 이팝나무도, 모든 꽃의 계절이 지났고,
특별히 할 일도 없고,
밖으로 나가면 더우니까
메타 길을 왔다 갔다, 다시 왔다 갔다 하기를 여섯 번.
한 번 왕복에 800m
여섯 번이면 4,8km를 걸은 셈이다.
 
 

이 친구들도 왔다 갔다 하면서 만나기를 여러 번...
 

 

 

 

사람들의 뒷모습이 정겹고 다정하다..

 

 

 

 

 

복음찬양을 틀고 유유자작 걷는 분도 있고,

 

 

 

 벤치에 오래 앉아서 즐거운 이야기에 연신 하하호 하던  두 분,
걷다가 사진을 보며 또 하하 호호..
 
내가 인증을 부탁하자 아주 유쾌하게 그러마 한다.
빨간 셔츠 입은 분이 사진을 잘 찍는다고 하며...

 
 
내가 뒤에 분에게 인증을 부탁하고 남편을 부르니
남편에게 또 누군가 사진을 부탁했나보다.
 
우리 사진 찍어 주려 뒤에 분 기다리는데
남편은  마누라 사진 찍어 주듯 앞을 보시라, 옆을 보시라, 뒤로 돌아보시라 하며
딴 여자(?)에게 주문이 많다.
 
"여보 뒤에서 기다려요"
 
우리 사진을 찍어 주려 기다리시던 분이 친절하게도 뒷모습을 찍어주셨다.
 

 

 

 

 
 

 
 
 

땅이 메마르고 갈라진 것은 비가 오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도 단비가 필요하다.
위로의 단비,
관심의 단비,
사랑의 단비,
이런 게 없으면 사람의 마음도 단단하게 굳어지고 갈라지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왕복을 하다가 공작이 날개를 폈나 궁금해 가봤다.
 
인도공작은 크기가 크고 밝은 빛을 띠는 새의 하나로,
남아시아에 자생하지만 세계의 다른 수많은 지역에 유입된 공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육되는 공작도 대다수가 이 종이다.(위키백과)
 

마침  꼬리를 활짝 펴고 우아한 모습으로 도도하게 서 있다.
 
 
수컷은 부채와 같은 깃털을 지닌 것이 특징이며 몸통과 윗꼬리가 길다.
이 뻣뻣한 깃털은 부채로 펴지며 구애 기간 동안에는 떠는 모습을 보인다.
덮여있는 깃털의 길이와 크기에도 불구하고 수컷 공작은 나는 것이 가능하다.
 
암컷은 목이 녹색이며 칙칙한 갈색 깃털을 지니고 있다.
인도공작은 숲 속 땅 위에 주로 거주한다.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쉽게 발견되는 편이다. 열매나 벌레를 잡아먹는 잡식성이다.(위키백과)
 

"나 보다 잘난 공작 있음 나와보라고 해"
"없어 네가 이 구역의 최고야.."
 
 
정말 화려하다.
 
 

 
 

또 한 마리도 날개를 활짝 펴고 암컷을 유혹해 보지만
그리 만만한 상대는 아닌 듯..
 
 
암컷은 뒤에 있는 저 화려한 날개를 가진 수컷에게 마음이 있는 것일까? ㅎㅎ
이런저런 상상은 즐겁기만 하다.
 
남편왈, 모든 새는 수컷이 화려하다고..
 
 
 

"얘... 너무 재지 말고 웬만하면 그냥 받아줘..."
"저.. 그, 렇게 쉬운 뇨자(?) 아니라고요."
 
"그래~~알겠다...최대한 관심을 받고 그 때 결정하거라.."
 
 
 

 
 
 

 

비가 오면 당장 다시 와야지...
물기가 없는 딱딱한 황톳길이지만
 
그래도 이 게 어디냐고 신나는 한 사람이다.
정말 비 오면 다시 오리라~~

 

놀다 보니 3시간이 휘리릭 지났다.
 
초록 초록의 메타 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이 치유되듯
기분이 좋다. 거의 열 흘 만에 집에서 나왔으니
그럴만도 하다.
집에 있었음 이런 기분을 회복하지 못하고 주말을 보냈을 터,
남편에게 감사하고...멋진 하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 ^^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